x86서버, 미션크리티컬 시장 진입 가속

일반입력 :2012/11/04 23:00

x86서버의 미션크리티컬 시장 진입이 가속되고 있다. IT업계는 내년을 x86서버의 미션크리티컬 시장진입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유닉스 플랫폼의 리눅스 마이그레이션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일본과 더불어 유닉스 서버의 위상이 높은 시장이다. 올해들어 유닉스 서버 매출이 x86서버 매출과 비등해졌지만, 여전히 미션크리티컬 시장은 유닉스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도 x86서버를 중추시스템에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 불황 탓이다.

업계엔 내년 운영기조가 비용절감일 것이란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다. 전반적인 시장의 침체 속에서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려면 지출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IT비용 지출에 대한 절감 움직임이 감지된다.

한 관계자는 “비용절감을 요구하는 회사 기조 속에 IT조직이 차세대 프로젝트에 막대한 예산을 전처럼 투입하기 어려울 것이다”라며 “예산절감 노력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고가의 유닉스 장비 대신 x86 장비를 구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유닉스 텃밭인 금융권도 x86서버를 중추 시스템 환경에 채택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증권거래소(KRX)의 차세대 시스템 ‘엑스추어플러스’가 x86 기반 리눅스 플랫폼으로 결정되면서 증권사의 거래시스템을 x86 기반으로 이전하는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레드햇코리아가 증권사의 마이그레이션 프로젝트를 위한 POC 작업에 참여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KRX의 엑스추어는 72개 증권, 선물회사 시스템, 예탁결제원을 비롯한 7개 결제시스템, 금융감독원의 외국인투자관리시스템, 한국은행의 외환전산망, 240여개 국내외 정보사업자 등과 연결되는 대형 시스템이다.

KRX가 거래시스템의 플랫폼을 x86기반 리눅스 환경으로 이전하면, 그와 거래하는 국내 모든 증권사도 연계 시스템을 x86기반 리눅스 환경으로 구축해야 한다.

또한 증권거래가 세계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국제회계표준을 도입해야 하는 국내의 증권거래 시스템도 국제적인 환경에 호환돼야 한다. 현재 미국, 일본, 영국, 호주 등 세계 증권거래소 시스템 태반이 리눅스환경이다.

KRX의 리눅스 마이그레이션 프로젝트는 이제 막 첫발을 뗀 수준이지만, 이미 중추 시스템의 x86 플랫폼 채택사례가 나와 있다. KT의 BIT ERP 프로젝트다. KT는 2년간 SAP ERP 패키지를 리눅스 및 가상화 환경으로 새로 구축했다. 이와 함께 빌링시스템의 x86 환경 구축 작업이 내년 가을 가동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KT BIT ERP는 일일 3천만건의 트랜잭션을 처리하는 대규모 시스템으로, 세계 통신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x86 기반 SAP ERP에 이름을 올렸다.

처음 KT의 유닉스 폐기 결정에 기업 IT관계자들은 실패를 점쳤다. 올해 7월 KT가 새 ERP 시스템을 정식 가동한 후에도 프로젝트 실패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배후의 분위기가 미묘하게 바뀌었다.

이제 KT BIT 추진단장은 “BIT ERP를 가동한 이후 G&E본부가 몇몇 기업들과 리눅스 이전 프로젝트를 논의중이다”라며 “리눅스 다운사이징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인다”라고 말했다.

x86서버의 성능이 유닉스 서버에 못미친다는 주장은 이제 어느정도 수그러든 상태다. x86환경으로 구축된 세계 증권거래소의 거래처리속도가 유닉스 환경으로 구동되는 현재 KRX 엑스추어보다 더 빠르다는 점이 x86 서버 성능을 역설적으로 증명한다.

국내 기업들의 유닉스 옹호자들은 유지보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국내의 MS윈도, 리눅스 등 x86 플랫폼 지원 인력들이 유닉스만큼 준비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중추시스템 장애 시 빠르게 조치할 역량이 있겠느냐는 의구심이다.

이에 대해 서버업계의 관계자는 “유지보수 측면에서 유닉스 서버가 x86서버보다 안정적이란 주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며 “유닉스 서버도 장애를 일으켰을 때 정상가동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점이 반증이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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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BIT 추진단장은 레드햇 제이보스 사용에서 외부나 내부에 풍부한 인력풀이 형성돼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서버 플랫폼보다 기업 내부의 기술력 보유 여부에 주목하는 발언을 했다. 유닉스 서버 구축업체의 유지보수에 의존하는 관행을 버리고 기술 내재화를 주문했다.

그는 “유닉스든 x86이든 외부 유지보수업체는 기업 시스템의 로그분석에 한계가 있다”라며 “유지보수업체의 전문가가 트러블슈팅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게 결국 보편적인 조언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의 미션크리티컬 시스템을 세밀히 이해하는 좋은 엔지니어 인력을 내부에 두지 않으면, 장애를 해결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