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삼성폰 점유율 100% 될 판”

일반입력 :2012/10/28 17:47    수정: 2012/10/29 14:34

김태정 기자

“삼성전자가 다 삼켰어요. 우린 우는 소리만 나와요.”

“덜도 말고 삼성전자 점유율이 60%대만 돼도 이런 얘기 안 합니다. 이러다 정말 100% 돼요.”

삼성전자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80%에 육박하면서 LG전자와 팬택의 타격이 상당하다. 전략 제품 판매 총력전에 나섰지만 위기감이 팽배하다.

삼성전자는 독과점 논란을 의식, 매월 발표해 온 점유율 수치를 지난 7월부터 함구하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의 삼성폰 전폭 지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LG-팬택 ‘한숨 푹’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국내 휴대폰 점유율은 지난달 70%를 넘어 이달 80%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강동원 의원(무소속)은 “삼성전자가 정확한 수치를 밝히지 않았지만 9월부터 휴대폰 점유율 80%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며 “독과점 지위에 제재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LG전자와 팬택이 각자 유지해왔던 15% 수준의 점유율은 이달 초 무너졌다. 수시로 수치가 소폭 바뀌지만 ‘삼성전자 80% 점유율’에 대한 이견은 거의 없다. 경쟁사들은 비상 상황이다. LG전자는 옵티머스G, 팬택은 베가R3를 지난달부터 전략 제품으로 내세웠으나 성적은 기대 이하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최근 3주간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가 20만대, 옵티머스G와 팬택은 합쳐서 10만대 정도 개통량을 기록했다.

이동통신사들의 보조금 축소에 따라 판매 성정 저하는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점유율만 보면 삼성전자의 힘이 더 커졌다. 기술로는 옵티머스G와 베가R3가 갤럭시노트2 이상이라는 평가도 적잖기에 LG전자·팬택은 더 안타깝다는 표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제조사 임원은 “삼성전자의 대대적 마케팅에 당해낼 재간이 없다”며 “우리가 못한 탓도 있지만 무조건 ‘갤럭시’만 찾는 유통현장도 정상은 아니다”고 토로했다.

■“한 기업이 70~80% 독점 시장 어딨나?”

현재까지 LG전자와 팬택에게 뾰족한 해결책은 없다. 기술은 키웠지만 브랜드와 마케팅 부분서 삼성전자를 따라 잡기는 더 어렵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장서 정상적인 점유율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갤럭시노트2를 출시했지만 갤럭시S3도 여전히 잘 팔리는 게 점유율 상승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입장서 문제는 가격이다. 삼성전자 홀로 국내 휴대폰 시장을 장악하면 가격 혁신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 시작이다. 다른 업종과 마찬가지로 특정 업체 독과점에 따른 폐해가 우려되는 것.

김자혜 소비자시민연대 사무총장은 “70%가 넘는 점유율은 어느 산업에서도 규제를 받을만한 수치”라며 “공정하게 경쟁이 활성화 돼야 가격이 내려가는데 현재 휴대폰 시장 구도는 정상이 아닌 상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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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표에 따르면 삼성전자 IM사업부(휴대폰 중심)의 3분기 영업이익은 5조6천억원에 달했다. 사상 최고 기록이다. 정확한 수치는 밝히지 않았지만 스마트폰 분기 판매량이 5천500만대 정도라고 애널리스트들은 추정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갤럭시노트2 판매 호조에 따라서 마케팅 비용도 충당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