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가 됐다. KT는 미션크리티컬을 클라우드에 수용할 준비를 마쳤다. 내년은 미션크리티컬 클라우드의 원년이 될 것이다.”
김지윤 KT 클라우드추진본부장(상무)는 24일 서울 삼성동에서 열린 ‘제3회 클라우드프론티어’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김 본부장은 기조연설자로서 ‘미션크리티컬 클라우드’를 주제로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 기업 중추 시스템을 수용하는 것에 대해 발표했다.
김 본부장은 올해와 내년을 클라우드가 사용하기 불안하다는 세간의 인식을 깨기 위한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KT는 ERP 시스템을 클라우드 환경에 올려 지난 7월에 정식 가동했다. 하지만 3개월 동안 한번도 장애를 겪지 않았다. 시스템 안정성은 기본적인 이중화(리던던시)로 추구했다. KT의 ERP 사례가 큰댐에 박힌 돌 하나를 뺀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 거스룰 수 없는 IT패러다임 교체가 올 것이다.”
KT는 지난 7월 2년여 기간에 걸쳐 유닉스 기반으로 구동했던 사내 ERP 시스템을 x86서버 환경으로 전면교체했다. 범용 x86서버 하드웨어와 오픈소스, 가상화, 클라우드 인프라 등을 결합했다. 세계에 유례없는 규모의 작업이었고, 고통의 시간이었지만 현재까진 성공적이다.
“뜻밖에도 KT의 ERP사례가 알려지자 국내 금융권에서 문의가 많았다. KT가 이미 리눅스 다운사이징을 성공했고, 증권거래소도 추진하고 있는데, 미션크리티컬 클라우드가 내년부터 클라우드가 확 열릴 것이라 본다.”
이날 김 본부장이 말하고 싶었던 얘기는 하나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x86 가상화가 미션 크리티컬 애플리케이션 구동에 전혀 무리가 없다는 점이다. 그 속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경험이 KT ERP 사례의 기반이었다는 얘기가 숨어있다. KT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외에 대기업을 위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도 제공중이다.
“퍼블릭 클라우드의 미션크리티컬에 대한 준비가 완료되려면, 데이터센터를 잘 갖추고, 네트워크를 갖고 있어야 하며, 운영의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천안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전원도 이중화돼 있으며, 발전기나 UPS 등 설비도 N+1 구조를 갖고 있다. 네트워크도 이원화돼 대한민국 전체가 내려앉지 않는 한 문제없다. 운영의 경우 통신망 운영과 사내 IT시스템 운영을 위한 정교한 체계를 갖췄다. 이런 노하우가 클라우드에 그대로 적용해 운영 전문성을 정착시켰다.”
KT가 미션크리티컬을 자사의 클라우드에 수용하기 위해 진행중인 준비는 더 있다. 국내 기업고객들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도입 시 안정성 외에도 외부와 공유하기 싫어하는 경향을 가졌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KT는 향후 클라우드 전용선이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고객이 퍼블릭 클라우드를 VPN으로 연결해 가상의 데이터센터로 이용하도록 할 뿐 아니라,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회선까지도 전용으로 이용하게 해주는 서비스다.
또한, 표준적인 컴퓨팅 서비스 외에 특정 용도를 위한 서비스도 준비중이다.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DB)를 위한 서비스와 고성능컴퓨팅(HPC) 서비스가 예정돼 있다.
김 본부장은 클라우드에 대해 가장 많은 우려사항으로 지적되는 보안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다양한 보안 솔루션 파트너를 발굴해 제공하려 노력중이라고 설명했다.
내년엔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포문도 연다. 국내 최초의 글로벌 클라우드 운영회사가 되겠다는 포부다. 또, IT 산업의 국경이 허물어지는 시점에 세계 시장에서 싸워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절박함도 있다.
“해외 사업을 위해 이미 영문 베타사이트를 개설해 운영중이다. 전혀 홍보활동을 벌이지 않았음에도 돈을 내고 쓰는 사용자가 다수 있다. 데이터센터 운영능력과 서비스 수준은 이미 세계 수준에 맞춰져 있다. 국산 소프트웨어 수출은 실패했지만, 서비스 수출은 다르다고 본다. 세계 어딜가도 통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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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국내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고 확신을 보였다. 금융권과 국내 주요 기업의 CIO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다들 두렵기 때문에 먼저 못움직이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원래 IT회사가 아니었던 KT가 IT서비스 쪽에서 미래 비전을 두고 도전하는 입장으로 나섰다. 여기서 엄청난 기회가 내년에 나타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