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렉서블 OLED 안나오나, 못나오나?

일반입력 :2012/10/17 11:06    수정: 2012/10/17 13:48

정현정 기자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의 연내 출시 가능성이 아직 안갯속이다.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수율 확보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완제품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바라보는 시각차도 한 몫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부적으로 플렉서블 OLED 양산 일정을 11월로 확정하고 개발을 진행해 오고 있지만 수율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이같은 낮은 수율로 인한 디스플레이 공급가격 상승 등을 부담스러워하면서 도입을 꺼리고 있는 상황도 감지되고 있다.

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삼성이 난항을 겪는 플렉서블디스플레이의 현재 수율은 여전히 30~40% 수준을 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 사이에서는 최신 갤럭시노트2의 새 버전에 탑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돼 왔지만 그러한 기대는 무산됐다.

특히 수율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높아질 수 밖에 없는 패널 가격에다 불확실한 시장상황으로 단말기 출시는 더욱 안개속으로 빠지고 있다. 게다가 최대 수요자인 삼성전자는 마케팅적인 측면에서도 아직 플렉서블OLED도입에 따른 뚜렷한 차별전략을 세우기 어려운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낮은 수율...어디서 병목현상?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초기 단계인 평평한 화면의 깨지지 않는(Unbreakable Plane ·UBP) 디스플레이를 개발 중이다. 휘어지는 형태의 디자인 구현은 어렵지만 두께와 무게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구현을 위해서는 기존 유리 기판을 플라스틱 소재인 폴리이미드(PI)로 대체하고, 유기물을 밀봉하는 봉지 공정 역시 유리 대신 필름 형태의 박막(Thin Film)을 사용하는 박막 공지 공정이 필수적이다. 특히 산소나 수분에 취약한 유기물을 보호하기 위해 보호층을 만드는 봉지 공정은 OLED 기술의 핵심 중 하나로 꼽히지만 플라스틱 소재는 유리 대비 온도와 습도 등 외부 특성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어 수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낮은 수율 탓에 패널 가격이 높아지는 부담이 있는 데다가 수요자인 삼성전자와 공급자인 삼성디스플레이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도 존재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수율 수준에서 무리를 해서라도 양산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굳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플렉서블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돌다리도 두드려야 하는 상황 ...채택 난색

업계 한 관계자는 “박막봉지 공정 등의 불량으로 제품의 문제가 생겼을 경우 세트업체에서 책임을 질 수 있고 제품 이미지에도 타격이 생기기 때문에 완제품 제조사 입장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제품 탑재를 꺼릴 수밖에 없다”면서 “반면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올해 목표로 세웠던 전략 제품들 출시가 늦춰지면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카드로 플렉서블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시장상황과 수요자인 삼성전자의 의지에 따라 제품 출시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유보적인 입장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올 초 1년 내에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양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이에 맞춰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제품 판매는 물론 AS까지 책임져야 하는 완제품 제조사들은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려고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현재 갤럭시노트2가 큰 인기를 끌며 공급량이 판매량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이지만 플렉서블 OLED의 경우 충분한 생산 물량이 확보되지 않고 마케팅적으로 큰 차별화 포인트가 없어 삼성 내부적으로 고민이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A2 라인에 플렉서블 OLED 생산을 위한 양산라인을 구축해 놓은 상태다. 생산물량(CAPA)은 월 16K 정도로 수율을 고려할 때 스마트폰용으로 공급가능한 패널은 월 100만대 정도다. 업계에서는 플렉서블 스마트폰 출시가 결정될 경우 소량 생산된 패널을 갤럭시노트 등 전략 제품 신규 모델에 탑재해 시장 반응을 살펴본 후 대량양산을 결정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