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iOS 앱스토어에 타사 지도업체들이 만든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모아 보여주는 목록이 생겼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부실한 자사 지도 기능으로 논란이 일자 공식 사과한 뒤 보인 변화다. 다만 국내 사업자들의 지도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는 우리나라 사용자들에게 큰 의미로 다가오진 않을 전망이다.
앞서 외신들은 쿡 CEO가 애플맵이 불편함을 인정하며 향후 개선을 약속하면서 그전까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노키아를 포함한 타사 지도서비스를 앱스토어나 웹에서 찾아 쓰도록 권고했다고 전했다.
이어 28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애플이 실제로 앱스토어 사용자들에게 자사 지도의 대안으로 타 지도서비스 업체의 앱을 모아 보여주는 목록을 만들어 놨다.
해당 목록으로 나타나는 지도 앱 목록은 사용자 환경에 따라 제각각이다. 접속한 단말기가 아이패드냐 아이폰이냐에 따라서, 북미냐 캐나다냐 영국이냐에 따라서도 모두 다르다.
일례로 북미 사용자가 아이폰으로 목록을 열어 보면 MS의 빙, 맵퀘스트, 웨이즈의 소셜GPS, 가민USA, 통신사 AT&T가 만든 내비게이터, 마젤란의 로드메이트USA 등을 볼 수 있다. 아이패드일 경우 표시되는 목록은 다소 줄어든다.
현재 이 목록이 사용자 국적을 가리지 않고 표시되는지 불분명하다. 다만 이 목록의 쓸모는 지역별로 어느 지도서비스가 제공되느냐에 달렸다. 애초에 목록이 표시되든 그렇지 않든, 각 지역이나 나라별로 이미 출시된 지도 앱이 올라와 있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실 쿡 CEO가 사과문에서 직접 언급한 빙, 노키아, 웨이즈, 맵퀘스트 등의 지도는 국내서 전혀 쓸모가 없다.
다만 국내 사용자가운데 과거 애플이 기본 탑재했던 구글맵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비중은 크지 않았다. 국내 사용자들이 해외서 구글맵에 한참 뒤떨어진 애플지도를 성토하는 모습에 공감하지 못한 이유다.
국내 사용자들은 포털서비스업체의 지도로 지역검색 정보와 도보 길찾기를 충분히 감당하는 상황이다. 차량용 내비게이션도 주요 통신사들이 직접 제공한다. 그래서 네이버지도, 다음지도, KT 올레내비, SK텔레콤 T맵, LG유플러스 오즈내비 등이 해당 목록에 표시되길 기대하는 게 낫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용자들은 이런 점에서 다소 불리하다. 향후 애플이 구글못잖은 서비스를 위해 쏟을 노력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포털사와 이통사가 무료로 제공하는 국내용 지도서비스는 말 그대로 한국 지역에 최적화돼있다. 제공사의 수요 기반이 국내에 있기 때문에, 글로벌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없을 뿐더러 사업자에게도 그럴 뜻이 없다.
이 경우 애플은 지도서비스 최적화를 당장 문제가 시급하다고 판단되는 지역이나 국가에 우선적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 사업자가 국내 지형정보를 다룰 때 따라야 하는 까다로운 법적 규제도 국내 서비스 우선순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국내 사용자들이 애플 지도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거나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고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한다면 향후 서비스 개선을 순전히 애플의 호의에 의존해야 된단 얘기다.
한편 지난주 애플이 국내 지도서비스용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SK마케팅앤컴퍼니와 계약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구글도 SK마케팅앤컴퍼니 데이터를 써왔기에, 소문이 사실이라면 애플이 서비스를 최적화시 구글에 견줄만한 지도가 제공될 수 있다. 하지만 iOS6를 이미 출시한 현재 국내 지도데이터가 제대로 표시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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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맵서비스가 다루는 지도 데이터의 특성과 그 앱 자체에 필요한 기술 때문으로 설명된다. 글로벌 지리정보서비스(GIS)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지도데이터를 표준화하고 처리하는 방식이 개별 사업자, 지역과 국가마다 다를 수 있다. 또 같은 데이터라도 그걸 디지털 지도로 구현하고 활용하는 기술은 지도서비스 제공사의 노하우에 달렸다.
즉 애플이 국내업체 데이터를 이미 갖고 있어도, 구글만큼 화면에 적절히 표시하기 위해선 그 앱과 데이터 자체에 추가 조정이 필요하단 얘기다. 국내 사용자들에게 구글외에도 경쟁력있는 해외 지도서비스가 등장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