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모바일 재도전, 위험한 도박?

일반입력 :2012/09/29 17:27    수정: 2012/09/30 00:11

남혜현 기자

HP의 스마트폰 재도전에 투자전문가들이 비관적 견해를 내놨다. HP가 모바일을 위기 탈출구로 삼으려 하지만, 위험요소가 크다는 지적이다.

최근 주요 외신들은 시장조사업체 제프리 소속 피터 미섹 애널리스트가 작성한 보고서를 토대로 투자전문가들이 HP의 스마트폰과 태블릿 재진출에 매우 비관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피터 미섹 애널리스트는 HP가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에 공격적으로 나서려는 위험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라며 위험요소(리스크)가 대차대조표에 손실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가 지적한 문제는 영업이익의 지속성이다. 팜을 인수했다 실패했던 전력이 다시 거론됐다. 미섹 애널리스트는 HP의 팜 인수가 사실상 실패작으로 결론난 후 영업권과 재고를 탕감하는데 들인 돈이 33억달러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태블릿과 스마트폰을 다시 겨냥한다는 움직임은 전략적으로 나온 것이지만, 비용 증가와 자금 확보 부담이 이미 대차대조표에 압박을 주고 있다며 (HP의 모바일 진출이) 추가적인 부채탕감 요소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델을 비롯해 태블릿 시장에 도전한 대다수 PC 제조업체들이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한 것도 주의할 점으로 지목했다. 미섹 애널리스트는 모든 PC 제조업체들이 소비자용 태블릿과 스마트폰 시장을 견인하지 못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HP는 지난달 태블릿 제품군을 담당하는 모바일 사업부를 신설했다. 지난해 8월 웹OS 기반 태블릿 터치패드를 단종시키며 태블릿 시장서 철수를 선언한 지 1년만이다. 2010년 휴대폰 업체 팜을 인수하며 자체 OS를 탑재한 태블릿 개발에 나섰으나 아이패드에 밀려 사업을 포기한 것이다.

이후 PC 시장은 HP가 생각한 것보다 빠르게 나빠졌다. 글로벌 1위 PC 제조업체 HP의 위상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 또 하나의 수익원인 프린터 부문도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HP가 태블릿 단종과 PC 사업 분사를 발표, 자체 모바일 플랫폼 개발에 손을 뗀지 1년 만에 다시 모바일로 선회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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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최고경영자(CEO)인 멕 휘트먼도 스마트폰을 필수 과제로 삼았다. 휘트먼 CEO는 최근 한 외신과 인터뷰에서 스마트폰은 전세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컴퓨팅 기기라며 HP는 궁극적으로 스마트폰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업계는 휘트먼 CEO를 비롯한 HP 경영진의 결정이 투자자들의 이익과 상충할 경우에 주목하고 있다. HP가 살아남기 위해선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을 놓쳐서는 안된다. 다만 아직까지 PC 기업이 성공적으로 모바일 시장서 성공한 전례는 드물다. HP의 변신에 관심과 우려가 집중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