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 위메이드 대표 “대작만 만들지 않겠다”

일반입력 :2012/09/20 07:19    수정: 2012/09/20 09:04

<도쿄(일본)=백봉삼 기자>“(애니팡의 성공을 보면서) 캐주얼 게임도 이 정도의 매출을 낼 수 있구나를 알게 됐다. 또 메신저 툴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남궁훈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대표가 모바일 게임 사업 전략을 당초 대작 위주에서 캐주얼 게임 등 전분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즉, 장르와 규모의 제한을 두지 않고 전 영역의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는 것.

이 말은 위메이드도 ‘무조건 대작’의 정신에서 벗어나 애니팡과 같은 가벼운 게임의 개발도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남궁 대표는 지난 19일 도쿄 팔레스 호텔에서 열린 '일본 모바일 게임 사업 전략 발표회'에서 NHN재팬 ‘라인’과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전략적 제휴 소식을 발표했다. 이번 제휴로 위메이드는 라인의 막강한 인프라를 통해 다양한 장르의 모바일 게임들을 출시할 방침이다.

이 소식과 함께 남궁 대표는 수정된 모바일 사업 전략도 제시했다. 기존에는 온라인 게임처럼 수많은 인력과 개발비를 투입해 모바일 게임의 대작화를 추진했다면, 지금부터는 장르와 규모에 상관없이 전영역을 포괄하는 게임들을 다양하게 선보이겠다는 전략이었다.

이 같은 전략의 변화는 ‘카카오 게임하기’에서 기대 이상의 애니팡 성공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위메이드가 수백억원을 카카오에 투자하는 등 많은 공을 들였고, 또 여러 게임들을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선보였지만 정작 가장 큰 조명은 애니팡이 받았기 때문이다. 물론 위메이드도 카카오톡을 통해 ‘바이킹 아일랜드’ ‘카오스&디펜스’ ‘리듬스캔들’의 성공을 거뒀지만, 애니팡 성공의 그늘에 가려진 것이 사실이다.

“이제 우리의 모바일 사업 목표는 모든 장르와 영역에서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업의 우선순위도 기존 대작에서, 전 장르를 아우르는 쪽으로 사업 방향이 전면 수정됐다.”

남궁 대표는 국내에서 카카오톡과의 제휴를, 일본에서 라인과의 제휴를 맺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밝혔다. 위메이드 입장에서는 카카오톡과의 제휴를 뿌리치고 일본 시장에서 라인과 손을 잡기 쉽지 않았고, NHN재팬 역시 모바일 게임 사업을 활발히 추진 중인 NHN 한게임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던 상황이었다.

“사업하는 데 있어 서로 도움이 되면 불편할 수 있는 상황도 대화를 통해 풀 수 있는 유대관계가 만들어진다. 라인과의 제휴가 이 경우였다. 카카오도 카카오톡에 우리 게임만 서비스 하지 않듯, 우리도 카카오톡에만 게임을 서비스하란 법 없는 것 아니겠는가. 라인도 마찬가지 논리다.”

결국 남궁 대표의 생각은 사업에 있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경쟁 관계에 놓인 회사더라도 서로 협력이 가능하다는 것. NHN 출신이라는 남궁 대표의 과거 이력도 이번 제휴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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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남궁훈 대표는 모바일 게임사의 전세계 1등이 되겠다는 포부와 비전을 제시했다. 지금이야말로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설명도 함께 했다.

“우리나라가 빠른 인터넷 보급으로 PC온라인 시장에서 큰 성장을 거뒀듯 스마트폰의 빠른 보급은 결국 모바일 게임의 성공으로 이어질 것이다. 시장 구조가 모바일 중심으로 바뀌면서 게임 개발사들의 순위나 구조가 역전될 수 있는 상황이 주어졌다고 생각한다. 이 기회를 잡아 모바일 게임 개발에 더욱 매진해 세계 1위 게임사가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