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2012]현장에서 본 노트북의 미래

일반입력 :2012/08/31 17:59    수정: 2012/09/02 09:06

남혜현 기자

[베를린(독일)=남혜현 기자]올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2012에는 유난히 많은 노트북 신제품이 선보여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는 CPU와 운영체제에 절대적 의존도가 높은 PC산업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 6월 인텔 아이비브릿지 출시와 오는 10월 윈도8의 등장은 PC업계를 뒤흔들었다. 제조사들은 더 얇고 성능이 좋은 노트북을 만들 수 있게 됐으며, 터치스크린을 비롯해 각종 신기술을 완벽하게 지원하는 운영체제 덕분에 새로운 실험을 많이 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변화는 이미 지난해 울트라북의 등장으로 예견된 결과이기도 하다. 벌써 2세대를 맞고 있는 울트라북으로 인해 노트북과 태블릿의 경계는 많이 허물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아예 노트북과 태블릿 두 형태로 쓸 수 있는 하이브리드 형태의 이른바 ‘탭톱’(태블릿과 랩톱의 합성어)이 대세를 이룰 조짐을 보인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PC 시장은 그야말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윈도8의 가장 큰 변화점은 터치스크린 조작에 최적화된 메트로UI의 도입이다. 탈 PC를 선언한 윈도8의 등장으로 인해 PC 역시 더 이상 기존의 고전적인 형태를 고집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는 입력장치의 진화와도 관련이 깊다. 불과 수년전만 하더라도 마우스와 키보드가 없는 PC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이후 노트북은 트랙패드 장착이 일반화되면서 마우스를 일찌감치 버렸다.

터치스크린의 등장은 이제 PC에게 키보드 마저 버리라고 종용하고 있다. 노트북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심지어 데스크톱 조차 키보드 대신 터치스크린을 장착한 올인원 형태의 제품도 여럿 전시됐다.

이러한 입력 장치의 변화는 앞으로도 계속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희성 인텔코리아 대표는 2세대 울트라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터치 기반의 사용자 경험(UX)이 울트라북 디자인을 계속 변화시킬 것”이며 “이러한 혁신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기 위해 자연스럽고 직관적인 상호작용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터치스크린 조작 이후 도입될 새로운 입력방식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이 바로 음성 및 동작 인식이다. 즉 말로 문자를 입력하고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며 가벼운 손짓 하나로 화면 스크롤을 내리는 등 영화에서 볼법한 장면이 실제 우리 생활에서도 벌어지는 것이다.

이미 대부분 노트북에 이를 위한 마이크와 카메라 등이 탑재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변화는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도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중 출시될 예정인 인텔의 차세대 프로세서 코드명 ‘헤즈웰’의 등장도 이러한 변화를 일으키는 촉매가 될 전망이다.

인텔은 윈도8과 해즈웰의 조합이야말로 그간 지향한 울트라북의 완성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해즈웰이 메모리나 PCI 익스프레스, SATA, USB 컨트롤러 등을 모두 하나의 칩에 넣는 최초의 인텔판 시스템온칩(SoC)이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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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즈웰의 등장으로 PC제조사들은 제품을 얇게 만들 수 있다. 얇고 가볍다는 것은 단순히 휴대성이 좋아지는 것 뿐만 아니라 제조사들이 더 많은 상상력과 혁신을 발휘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을 의미한다.

현장에서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미 PC 시장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며 “내년 해즈웰이 출시될 즈음에는 지난 20년간 유지해온 노트북에 대한 개념이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