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IT업계에선 깜짝 놀랄 만한 인수 소식이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기업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야머’를 12억달러(약 1조4천억원)라는 거금을 주고 사들인 것.
야머는 같은 기업 구성원들끼리 업무 내용을 공유하고 대화할 수 있는 모바일 메신저. 우리나라로 치면 ‘업무용 카카오톡’이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 20만개 기업의 직원 500만여명이 가입해 있다.
‘한국판 야머’가 등장했다. 패스트트랙아시아랩이 31일 출시한 ‘비톡(B.talk)’이 그 것.
비톡은 조직 내 빠른 커뮤니케이션과 기민한 협업을 목적으로 개발됐다. 모바일 앱과 PC웹이 연계돼 활용도를 높였다. 특히 개인과 그룹별 맞춤형 대화가 가능한 점, 파일첨부와 오프라인 모임 초대·관리가 쉽다는 특징이 있다.
비톡을 만든 박진수 패스트트랙아시아랩 대표는 “조직 성과를 내기 위해선 100% 고립된 업무보다 협업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효율이 높여야 한다”면서 “특히 현재 기업 환경에서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개인용 SNS를 사용하고 있지만 기밀 유출 가능성과 속도, 기업 조직도 기반 업무 등을 고려하면 이에 최적화된 SNS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경제 전문지 포춘은 최근 “SNS의 다음 목적지는 B2B며 이 시장이 개화기를 맞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미 시장 조사업체 포레스터 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기업용 SNS 시장 규모는 오는 2016년까지 64억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 2010년 6억달러에 비해 10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미 해외에는 야머 외에도 ‘채터(Chatter)’, ‘자이브(Jive)’, ‘뉴스게이터(NewsGator)’, ‘소셜텍스트(Socialtext’) 등의 업무용 메신저가 나와 있다. 또 IBM이나 오라클, 세일즈포스닷컴, 시스코 등 대형 소프트웨어 기업은 자사 기업용 앱에 SNS 기능을 추가하는 추세다.
반면 국내 기업용 SNS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SK그룹(틱톡 내부 버전), KT(K트윗), LG CNS(트윗톡), 두산(야머)과 같은 업체가 업무 메신저를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에 대한 인식은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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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국내 많은 기업들은 여전히 메일, 그룹웨어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에 머물고 있다”면서 “기업 역시 소비자 소통 패턴에 발맞춘 기업 커뮤니케이션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톡은 기업 환경에서 필요한 기능을 매우 쉬운 사용자인터페이스(UI)로 구현했다”며 “국내에서 많이 쓰는 ‘기업용 카톡’으로 자리잡고 싶다”고 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도 일반 사용자 간 친목을 도모하게 했던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1세대 SNS를 넘어 기업 등 폐쇄형 그룹에 특화된 커뮤니케이션을 가능케 하는 2세대 SNS 패러다임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