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도 큰 손 중국…하반기 수요 촉각

일반입력 :2012/08/09 10:10

정현정 기자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도 중국 시장이 큰 손으로 떠올랐다. 유럽 경제위기로 촉발된 북미와 서유럽 경기침체 여파가 큰 데다가 하반기 TV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했던 런던올림픽 특수도 주춤하면서 하반기 중국 시장에 거는 기대가 커졌다.

지난 6월부터 중국 정부가 시행한 에너지 고효율 가전제품 보조금 정책(节能补贴·Green Subsidy)의 효과가 반영되기 시작한데다 국경절 수요에 따른 대응 물량도 발주가 시작되면서 이달들어 중국향 TV 패널 수요가 증가하는 분위기다. 8월부터 보조금이 적용되는 TV 모델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대감이 높아졌다.

수 년전부터 시작된 연속적인 보조금 정책으로 이전에 비해 효과는 다소 떨어질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지만 이렇다할 호재가 없는 패널 시장에 긍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LCD 패널 시장은 중국의 국경절 수요 회복세에 따라 분위기가 바뀔 전망이다.

중국 재정부는 지난 6월부터 에너지 효율 등급이 1등급이고 대기전력이 0.5W 이하인 LCD TV 구매자에게 화면 크기에 따라 최저 100위안(한화 약 1만8천원·32인치 이하)에서 최고 400위안(약 7만2천원·42인치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보조금 정책이 발표된 이후 중국 TV 제조사들에 LCD 패널을 납품하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됐다.

보조금 지급시한과 액수가 한정돼 중국 정부의 예산이 소진되기 전에 판매를 늘리려는 중국 제조사들의 패널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 정부 LCD TV 보조금 지급 시한은 1년, 예산은 60억위안이다. TV 한 대당 평균 보조금 지원 금액은 230위안(한화 약 4만1천원) 정도로 중국의 올해 연간 평판TV 소비량을 5천만대로 추산했을 때 60억 위안은 대략 반년이면 소진될 수 있는 규모다.

업계 한 전문가는 “보조금 효과를 노린 중국 내 TV 제조사들이 생산물량이 크게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패널 수요 역시 따라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반적으로 LCD 시장 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제조사들의 러시가 이어진다면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엔 호재가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보조금 정책은 유럽 경제 위기로 세계 경기 침체 여파가 예상보다 깊어지면서 업체들이 하반기 들어 시황 전망을 보수적으로 재조정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어서 업계의 기대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8월부터는 중국의 추가적인 가전부양 정책 시행으로 보조금이 적용되는 TV 모델수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것도 긍정적인 전망을 가능케 하는 부분이다.

변수는 있다. 정책 시행 초기에는 제조사들이 보유한 패널 재고물량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좀 더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이 내수촉진을 위해 지난 2008년부터 농촌지역 주민들에게 가전제품을 지원하는 ‘가전하향(下鄕)’과 중고가전을 신형으로 교환하면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구환신(以舊換新)’ 등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면서 TV 보급률이 궤도에 올랐다는 점도 고려할 부분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중국 대도시의 LCD TV 보급율이 일정 수준에 올라 과거 시행했던 보조금 정책과 비교할 경우 수요 촉진의 폭은 그렇게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정책이 시행된 6월 이후 TV용 LCD 패널 가격이 다소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데에 일정 정도는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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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정부 보조금 집행 영향으로 중국 지역의 연간 수요가 전년 대비 10%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가전하향 정책이 지난해 끝나고 나서 뚜렷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중국 내수경기 침체와 더불어 수요가 좋지 않았던 만큼 이번 보조금 정책이 어느 정도 시장에서 먹히는 분위기”라며 “중국 보조금 효과로 8월부터 중국향 TV 패널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국경절 수요에 따른 선제적인 재고축적이 기대되는 만큼 국내 패널 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