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친환경인증 탈퇴를 선언했던 애플이 복귀를 결정했다. 탈퇴 이후 샌프란시스코 시정부가 애플 제품을 구입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역풍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포브스, 씨넷 등 주요 외신은 13일(현지시간) 애플이 비영리기관 ‘전자제품 환경보호평가 프로그램(EPEAT)’ 인증의 복귀를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말 EPEAT 탈퇴 결정 이후 약 2주 만이다.
밥 맨스필드 애플 하드웨어엔지니어링 부문 수석 부사장은 공개편지를 통해 “최근 애플이 EPEAT 평가 시스템에서 탈퇴한 것에 대한 실망의 목소리를 많이 듣고 있다”며 “나는 이 결정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며, 오늘부터 애플 제품은 모두 EPEAT로 돌아오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애플이 환경 보호에 임하는 자세에는 변함없으며, 애플은 업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은 지난달 말 EPEAT 인증을 거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이전까지 애플은 제품 중 39개 제품이 EPEAT에서 녹색 인증을 받을 정도로 이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애플은 EPEAT를 탈퇴한 대신 자체 친환경 인증을 만들어 적용할 계획이었다.
후폭풍은 만만치 않았다. 탈퇴 선언 이후 샌프란시스코 시정부는 산하 50개 공공기관에서 애플 제품을 구매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샌프란시스코 시정부의 전체 컴퓨터 중 애플 제품은 1~2%인 500~700대 정도에 불과하지만, 미국 내 다른 주정부와 공공기관, 대학들까지 애플 불매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 연방정부는 전체 업무용 컴퓨터 제품의 95%에 EPEAT 인증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업계 전문가들은 애플이 인증 탈퇴를 결정한 이유로 아이폰, 아이패드,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새 맥북프로 등이 EPEAT 기준에 미달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해왔다.
EPEAT는 전자기기 제품이 분해되기 쉬운 재질로 만들어지고, 부품도 재활용 가능해야 한다는 점을 핵심 기준으로 삼는다. 반면 애플의 신제품들은 배터리, 유리기판 등이 포장재, 기판에 접착된 형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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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애플이 EPEAT 복귀를 결정한 직후, 신제품 15인치 레티나 맥북프로 모델은 EPEAT 골드 등급 인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버트 프리스비 EPEAT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의 EPEAT 복귀 결정은) 양측이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애플이 제품 디자인의 혁신을 추구한다면, EPEAT는 디자인 기준 설계의 혁신을 추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