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환자의 주요 사망원인인 암세포의 간전이를 효과적으로 진단, 추적,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물질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핵산 앱타머라는 이름의 이 물질은 새로운 개념의 생고분자로 항체와 같이 표적분자에 높은 친화력과 특이성을 갖고 결합할 수 있는 단선으로 구성된 핵산이다.
12일 교육과학기술부는 단국대 이성욱 교수(49세)가 주도하고, 이영주 박사, 한승렬 박사과정생, 김남연 연구원(이상 단국대), 이수한 박사(아산병원), 정진숙 교수(동아의대)가 참여한 연구가 소화기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소화기병학(Gastroenterology)’지 7월호(7월 1일자)에 게재됐다고 발표했다.
연구결과는 중요성을 인정받아 이달호 주요논문 중 하나로 선정돼 해당 학술지 홈페이지에 ‘비디오 초록(Video Abstract)'으로 소개되는 영예도 함께 안았다.
대장암은 전 세계적으로 발병 빈도가 높은 편에 속하는 암이다. 우리나라는 대장암 발병률이 세계에서 4위, 아시아에서 1위로 매우 높은 편이다. 대장암의 주요 사망원인은 암세포의 간전이로 암환자 10명 중 2~7명은 간전이가 발생한다. 일단 간으로 전이되면 수술이나 화학적 항암요법 등의 치료가 매우 제한적이고 치료됐다 해도 재발되기 쉽다. 대장암 환자의 간전이를 근본적으로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암표지인자 중 하나인 암태아성항원(CEA)은 과도하게 발현되면(과발현) 대장암 세포의 간전이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CEA가 어떻게 간전이에 관여하는지 그 원리는 명확히 규명되지 못했고 CEA를 표적으로 한 효과적인 간전이 억제제도 개발되지 못했다.
이성욱 교수 연구팀은 CEA의 특정부위(N 말단 부위의 PELPK 아미노산 서열)가 대장암의 간전이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이 부위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핵산 앱타머(aptamer)를 개발했다. 동물실험(생쥐)을 통해 대장암 세포가 간으로 전이되는 첫 단계에서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음을 규명햇다.
연구팀은 이 앱타머가 대장암 세포의 생존력에 관여하는 CEA와 세포사멸 수용체간의 결합을 방해해 효과적으로 대장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한다는 사실도 밝혔다.
개발된 앱타머가 CEA 단백질뿐만 아니라 CEA 발현 대장암 세포표면에 특이하게 결합하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앱타머를 활용해 대장암 세포의 간전이를 진단, 추적하며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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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발굴한 핵산 앱타머는 저분자 화학약품과 같이 화학적으로 균일하게 대량 합성할 수 있고 여러 목적에 맞게 변형할 수 있다. 염증유발이나 독성도 거의 없다. 특히 암조직에 쉽게 침투해 기존 의약품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차세대 의약제제로 평가 받고 있다.
이 교수는 “연구성과는 CEA의 특정부위가 대장암의 간전이를 촉진하는 주요인자임을 규명하고 이 CEA 특정부위를 표적으로 하는 핵산앱타머 개발을 통해 대장암 세포가 간으로 전이되는 과정을 원천봉쇄하여 이에 따른 사망률을 낮출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