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LTE 시장, 세 가지 관전포인트?

일반입력 :2012/07/03 21:07    수정: 2012/07/04 08:28

정윤희 기자

롱텀에볼루션(LTE)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 이동통신시장의 무게추가 3G에서 LTE로 옮겨가면서 서비스와 단말기도 LTE가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가입자 증가세도 가파르다. 서비스 상용화 1년만에 LTE 가입자는 700만명에 육박했다.

이동통신3사도 LTE 가입자 확보에 목을 맸다. 상반기 동안 영업이익 감소라는 출혈을 감내하며 마케팅 전쟁을 치렀다. 달아오른 시장은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가 ‘경고’ 카드를 꺼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식지 않았다.

하반기에도 이통사들의 LTE 경쟁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저마다 ‘다음 단계의 LTE 서비스’를 내걸며 2라운드를 준비에 들어갔다. 상반기까지는 전국망 구축에 따른 커버리지 확보가 핵심이었다면 하반기에는 LTE 특화서비스와 네트워크 고도화 등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SK텔레콤은 ‘LTE 2.0’을 선언하며 LTE 서비스와 네트워크의 고품질 대중화 혁신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LG유플러스 역시 ‘LTE 위의 LTE’를 통해 올(All)-IP에 기반을 둔 커뮤니케이션 혁명을 주도하겠다는 포부다. 경쟁사보다 LTE 서비스가 늦은 KT도 지난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장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VoLTE, LTE 서비스 전쟁 ‘후끈’

하반기 LTE 시장의 핵심 콘텐츠는 음성LTE(VoLTE)다. VoLTE 서비스는 음성통화와 데이터통화 모두 LTE망에서 구현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와이드밴드 코덱으로 선명하고 자연의 소리에 가까운 음성통화를 구현하는 VoLTE가 기존의 3G 음성통화를 대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통사들은 이미 올해 초부터 앞 다퉈 상용화 계획을 밝히며 경쟁을 예고한 상태다. 본격적인 VoLTE는 해당 솔루션을 탑재한 단말기 출시가 선행돼야하는 만큼 제조사와의 협력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가장 먼저 LG유플러스가 오는 10월 1일로 VoLTE 상용화 시점을 내놨다. 최근 LTE 1주년 간담회에서는 단순 VoLTE가 아닌 연관 특화서비스로 이용자를 공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구체적인 예로는 VoLTE 통화 중 실시간으로 상대방과 지도, 음악, 뉴스, 사진 등을 공유하거나, 자동차 안에서도 LTE폰으로 N-스크린 서비스를 사용하는 서비스를 들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VoLTE는 음성, 데이터, 비디오가 인터넷 통신방식과 같아져 모두 한꺼번에 융합되는 올-IP 시대를 열고 고객의 마음까지 전달하는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며 “하반기에 VoLTE를 통한 새로운 융합서비스를 출시하며 세상에 없었던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역시 VoLTE ‘HD 보이스’를 핵심 경쟁력으로 꼽았다. 본격적인 상용화 시기는 LG유플러스를 의식한 듯 오는 9월말에서 10월초로 잡았다. 갤럭시S3를 시작으로 하반기 출시되는 모든 LTE 단말기에 VoLTE를 지원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VoLTE 요금은 기존 음성통화와 마찬가지로 초당 과금을 적용한다.

배준동 SK텔레콤 사업총괄은 “VoLTE는 저주파, 고주파를 같이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체감상 더 자연스럽고 깨끗한 음질을 제공한다”며 “VoLTE는 별도의 서비스 개념이 아닌 4G망에서의 음성통화로 향후 3G 음성통화를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KT 역시 오는 10월경을 VoLTE 상용화 시점으로 내다봤다. 표현명 KT 사장은 “VoLTE를 지원하는 단말기가 나오는 시점인 오는 10월 VoLTE 서비스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며 “KT 역시 타사와 마찬가지로 VoLTE에 대해 철저히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멀티캐리어 시작으로 네트워크 진화 박차

LTE 네트워크에서는 멀티캐리어 기술 상용화를 놓고 불꽃이 튄다. LTE 가입자 증가세가 가팔라지면서 이통3사 모두 데이터 트래픽 폭증에 대비키 위해 저마다 멀티캐리어 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여기에 멀티캐리어, 캐리어 어그리게이션 등 LTE-어드밴스드로의 기술 진화 싸움이 치열하다.

멀티캐리어는 동일 커버리지에 두 개 이상의 주파수를 동시에 사용하는 기술로 LTE 속도와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다시 말해, 특정 주파수 대역에 몰린 트래픽을 다른 주파수 대역으로 분산시킴으로써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셈이다.

이미 SK텔레콤은 지난 1일 0시를 기해 멀티캐리어 상용 서비스에 들어갔다. 기존에 사용 중인 800MHz 대역의 20MHz 대역폭과 새로 추가되는 1.8GHz 대역 20MHz 대역폭을 모두 LTE 서비스에 쓴다.

SK텔레콤은 이달 서울 강남 지역을 시작으로 올해 안에 서울 전역과 6대 광역시 주요 지역에 멀티캐리어 LTE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어 내년 초까지 광역시 및 수도권 주요 도시 등 전국 23개시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한다. SK텔레콤 멀티캐리어 기술을 지원하는 단말기는 현재까지 팬택 베가레이서2, 삼성 갤럭시S3 LTE 두 종류다.

LG유플러스도 1일부터 기존 800MHz 대역과 연계해 2.1GHz 주파수 대역도 사용하는 멀티캐리어 상용망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광화문 및 명동, 강남, 신촌 및 홍대 3곳에 우선적으로 2.1GHz 대역 기지국을 구축한 후, 서울 및 수도권 지역, 6대 광역시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KT는 오는 3분기를 상용화 시기로 잡았다. 강남 일부 지역에서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뒤 3분기 내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멀티캐리어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LTE發 실적 개선 효과 가시화될까

올 하반기는 LTE로 인한 이통사들의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통사들 모두 오는 3분기를 LTE 가입자 기반 확보에 따른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 상승 시점으로 예측했다.

지난 1분기까지 이통사 ARPU는 내리막길이었다. 실적 자료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는 각각 4분기, 7분기째 ARPU가 하락했으며 유일하게 LG유플러스만 4분기 연속 상승했다. ARPU는 통신사의 주요 수익 지표로 이통사들의 수익성 악화를 단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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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앞으로는 (시장 점유율보다는) 기존 고객을 어떻게 잘 유지하느냐, 고객의 ARPU를 어떻게 높이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마케팅 비용의 압박이 있겠지만 3분기부터는 ARPU가 상승할 것”이라며 “갤럭시S3 LTE 등 플래그십 모델이 출시되면서 LTE 가입자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