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 플래시, 모바일에서 철수

일반입력 :2012/07/02 10:46    수정: 2012/07/02 15:51

안드로이드 4.1 젤리빈 운영체제(OS)는 어도비 플래시 콘텐츠를 공식적으로 지원하지 않는다. 어도비가 지난해 11월 안드로이드 4.0 아이스크림샌드위치(ICS)용 플래시 플레이어를 마지막으로 모바일용 플래시 지원을 그만둔다며 예고한대로다.

지난달 29일 외신들은 어도비가 윈도와 맥 PC에서 돌아가는 플래시 기술에 전념키로 밝혔다고 보도했다. 최신 안드로이드 단말기는 기본적으로 플래시를 보여주지 않을 거란 얘기다.

어도비는 지난 2월에도 안드로이드4.1 사용자를 위한 플래시 플레이어를 제공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기존 안드로이드 ICS 사용자들이 젤리빈으로 업그레이드하려면 설치된 플래시를 제거해야 할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이로써 어도비는 모바일 시장에서 플래시를 돌리기 위한 플랫폼을 완전히 포기한 셈이다. 회사가 안드로이드를 포함한 모바일 영역에서 발을 빼기 전에도 애플의 iOS에서는 플래시 플레이어를 제공할 수 없었다. 당시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플래시를 터치스크린 환경에 맞지 않고 배터리소모가 커 모바일에 맞지 않은 기술이라며 내쳐왔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와 iOS를 포함한 모바일뿐 아니라 리눅스용 플래시도 제공되지 않는다. 다만 어도비는 리눅스 기반인 구글 크롬OS에서 돌아가는 플래시를 지원하기 때문에 부분적으로는 리눅스까지 3가지 PC 환경에 계속 대응하는 모습이다.

어도비는 구글과 함께 크롬 브라우저 안에서 플러그인을 제공하기 위한 단일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코드명 '페퍼'를 만들고 있다. 페퍼는 OS와 브라우저간 구현상의 차이를 덜어주는 추상화 계층을 브라우저와 플러그인 사이에 제공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이는 크롬 브라우저에 실험적인 기능으로 구현돼 있다.

다만 페퍼 기반으로 구현된 플래시 플레이어는 순전히 x86/64 플랫폼상의 크롬브라우저 전용으로 돌아간다. 즉 이번에 크롬이 젤리빈 내장 브라우저로 탑재되더라도 안드로이드 4.1에서 페퍼 기반 플래시는 무용지물이다.

그렇다면 안드로이드4.1에서 안드로이드4.0으로 써온 구버전 플래시는 돌릴 수 없을까. 어도비는 이를 권장하지 않는다. 회사는 앞서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불특정한 기기 사용자들이 플래시 플레이어를 내려받아 써온 경우가 많고 대부분 작동했다면서도 안드로이드4.1은 그런 사례에 해당하지 않을 거고 우리는 새 안드로이드 버전을 위한 플래시를 테스트하거나 브라우저에서 돌아가게 만드는 선택지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외신들은 어도비가 안드로이드4.1용 플래시 플레이어 지원을 확실히 중단키위해 런타임 다운로드도 막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는 8월 중순부터 회사는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올려둔 플래시플레이어 앱 설정을 바꿔 이미 앱을 설치한 단말기에서 업데이트로만 받게 할 방침이다. 플래시를 이미 설치하지 않은 경우 아예 새로 받을 수 없게 한다는 얘기다.

일부 사용자들은 현재 젤리빈 단말기에서 플래시를 구동하는데 성공했다고 보고한다. 앞으로도 그런 방식을 통해서는 안드로이드에서 플래시플레이어를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언제가 됐건 그 방식이 계속 안정적으로 쓰일 수는 없을 거라고 한 개발자는 지적했다.

엄밀히 말해 어도비가 모바일 영역의 일부인 태블릿 플랫폼에서 완전히 발을 뺀 것은 아닐 수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데스크톱과 모바일을 함께 겨냥한 윈도8 단말기가 태블릿과 노트북 사이에 걸친 '서피스' 단말기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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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x86 프로세서 기반으로 기존 윈도 프로그램을 돌릴 수 있는 서피스는 태블릿 기기면서 그 데스크톱버전의 인터넷 익스플로러(IE)에서 플래시를 구동할 수 있게 해준다. 다만 어도비는 MS가 함께 선보인 ARM 프로세서 기반 윈도RT 또는 스마트폰 플랫폼 윈도폰8에서 돌아가는 플래시 기술을 내놓는다고 밝힌 적이 없다. 거의 모든 모바일 환경에서 철수하는 것은 사실이란 얘기다.

한편 MS는 이같은 어도비 행보와 별개로 윈도RT나 윈도8의 메트로스타일 IE10에서 일부 플래시 콘텐츠를 돌아가게 만들 생각이다. 이는 브라우저 플러그인으로 쓰이는 플래시 플레이어 자체로 구동되는 게 아니다. MS가 직접 기존 어도비 기술을 수정해 전력과 성능 문제를 모바일에 최적화한 방식으로, 필터링된 동영상 사이트의 콘텐츠를 보여주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