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3가 정식 출시 1주일을 맞았다. 시장은 이 게임이 출시 초반 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PC방과 온라인 게임 시장, 하드웨어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디아블로3의 열기가 식지 않고 더욱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이 게임은 PC방 점유율 비중을 40%대로 끌어올리면서 스타크래프트의 옛 영광을 다시 재현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디아블로 시리즈의 브랜드 파워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디아블로3는 ‘에러37(서버혼잡에 따른 접속불가) 게임’이란 오명을 얻었다. 게임 서버 접속 불가 현상이 자주 발생해서다. 이 때문에 디아블로3를 겨냥한 비난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직장인이 주로 몰리는 오후 시간 이 같은 현상에 발생하면서 환불을 요구하는 이용자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PC방 점령한 디아블로3, 명불허전
지난 15일 한국에 정식 출시된 디아블로3는 이름 값을 톡톡히 했다. 일반판과 한정판 패키지를 미리 구매할 수 있었던 출시 전 행사에 수천 명의 인파가 몰리는 등 디아블로3의 기대심리를 엿볼 수 있었다.
디아블로3의 판매 수량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은 디아블로3가 정식 출시 1주일 만에 한국에서만 최소 수십만장이 판매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정도. 이를 단기 매출로 따져보면 약 50억 원 수준이다.
PC방서 디아블로3를 즐기는 이용자의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실제 PC방 순위 사이트 게임트릭스의 자료를 보면 디아블로3는 PC방 점령에 성공했다.
디아블로3는 출시 이틀만인 지난 16일 PC방 점유율 26.09%를 기록해 1위로 뛰어올랐다. 이후 이 게임은 출시 닷새만인 지난 21일 PC방 점유율 40%를 뛰어넘으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앞서 1위 자리에 올랐던 리그오브레전드가 점유율 20%대에 머무른 것과 비교하면 큰 성과다.
복수의 전문가는 이를 근거로 디아블로3의 동시접속자 수는 최소 2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버 확장만 원활히 이뤄지면 30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성과는 디아블로3가 디아블로 시리즈의 최신작이란 기대감과 더불어 완성도 높은 게임성을 인정받았기 때문. 실제 게임을 직접 경험해본 대부분의 이용자는 게임성에 만족하면서 올해 최고의 기대작이란 평가를 아끼지 않았다. 전작과 달라진 조작감과 스킬 방식, 파격적인 액션성 등에 호평한 상태다.
디아블로3는 게임 이용자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제공했다면 PC방 사업자에겐 어려운 경영난을 극복해줄 보물 상자로 인식하고 있다. PC방 10곳 중 6곳 이상이 경영난에 허덕인다고 알려진 만큼 디아블로3의 열기가 PC방 사업자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지난달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와 함께 전국 PC방 업주를 표본 조사한 결과 최근 1년간 경영수지에 대해 '적자 상태'라는 응답이 64.5%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상 유지'라는 응답이 33.6%, '흑자'라고 답한 업주는 1.8%에 불과했다.
2000년 초반 인터넷붐을 타고 2만4000곳에 달했던 PC방수는 현재 약 1만5천여 곳으로 추정된다. 조사 결과를 보면 300곳만이 흑자를 내고 있는 것. 대부분의 PC방 사업자가 디아블로3발 훈풍을 기대하는 것도 이 같은 경영 상황 때문으로 보인다.
■디아블로3 열기, 이것 해결 못하면...
반면 디아블로3의 열기가 빠르게 식을 것이란 부정적 전망도 있다. 이용자 중 대부분이 게임성에는 극찬을 했지만 서비스 운영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어서다.
실제 디아블로3가 정식 출시된 이후 서버 접속이 원활하지 않아 이용자의 불만이 고조됐다. 패키지와 한정판을 구매한 이용자 대부분은 게임을 구매한 뒤 게임 접속을 할 수 없다며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을 서비스하는 게임사는 접속 지연에 따른 별도 보상을 마련해야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디아블로3는 온라인 게임과 패키지 게임이 혼합된 제품으로 보상책은 전혀 없는 상태. 블리자드 측이 이에 대한 조치를 마련하지 않을 경우 대규모 환불 운동과 민원사태도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여 우려된다. 이에 대한 해법 마련이 블리자드의 선행 과제로 보이는 이유다.
콘텐츠 수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정식 출시 하루도 안 돼 최종 보스 디아블로를 잡은 이용자가 나타나는가 하면, 1주일도 안 돼 불지옥 난이도를 완료한 이용자가 탄생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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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 사냥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블리자드가 ‘디아블로3는 온라인 게임’이라고 명확히 밝힌 만큼 콘텐츠 업데이트에 대한 고민과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중론이다. 일부 전문가는 정식 출시 이후 3개월 만에 확장팩 또는 추가 콘텐츠를 선보여야 온라인 게임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관계자는 “디아블로3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PC방 점령에 성공했고 수십만 명의 이용자가 디아블로3를 즐긴다고 알려질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하지만 서비스 운영에 불만이 고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정식 출시 1주일이라면 길면서 짧은 시간이다. 블리자드가 현명한 대처를 하지 못하면 디아블로3의 열기가 빠르게 식을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