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노키아 ‘플랜B’...무차별 특허공세

일반입력 :2012/05/03 11:05    수정: 2012/05/03 11:17

이재구 기자

위기에 몰린 노키아가 벼랑끝 전술로 나왔다.

불과 몇달전까지만 해도 우의를 과시했던 윈도폰OS 사용 동맹군 HTC에게까지 특허소송의 먹잇감으로 끌어들였다.

씨넷은 2일(현지시간) 노키아가 HTC, RIM,뷰소닉 등 3개 휴대폰 회사를 특허 침해혐의로 미국과 독일법원에 제소했다고 보도했다. 침해 기술은 전력운영에서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다.

■HTC,림,뷰소닉 등 3개사 소송 먹잇감

노키아는 2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HTC를, 미국과 독일의 법원에 HTC,리서치인모션(림),뷰소닉을 자사의 45개 특허침해혐의로 각각 제소했다고 발표했다.

노키아는 이날 “이들 특허로 보호되는 노키아의 원천 혁신기술은 SW기능 향상은 물론 SW기이들 듀얼안테나,전력운영, 멀티모드무선통신,멀티태스팅,내비게이션,대화메시지디스플레이,다이내믹 메뉴,데이터암호화, 모바일기기용 이메일부착 검색 등을 포함한다”고 밝혔다.

노키아는 지난 해부터 본격적인 모바일분야 특허공세를 시작했다. 노키아는 특히 지난 해 애플을 상대로 특허침해 제소를 한 지 2년 만에 애플과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해 배상을 받아내기도 했다.

노키아는 HTC,림,뷰소닉사의 휴대폰들이 자사의 어떤 특허를 침해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자사의 특허를 40개이상의 회사에 특허라이선싱 했다고 밝혀 해당 특허가 강력한 보호를 받고 있는 기술임을 시사했다.

루이스 펜트랜드 노키아최고법률책임자(CLO)는 이날 발표문을 통해 “이들 가운데 많은 다른 발명기술이 노키아의 기본기술에서 나왔다”며 “우리는 다른 회사들이 우리의 지적재산권을 존중해 주길 바라며 그들 자신의 혁신기술을 이용하기 바란다. 하지만 이런 행동에서 보듯 우리는 우리의 기술을 허락없이 사용할 때에는 이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키아의 플랜B, 사이좋던 친구까지 제물로

노키아가 이같은 특허소송이 벼랑끝 전술이란 점은 윈도폰OS동지라는 연대감으로 호의적이었던 HTC를 상대로 소송을 벌였다는 점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스티븐 엘롭 노키아 CEO와 피터 초우 HTC회장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스마트폰의 미래를 토론하는 등 MS윈도폰 스마트폰 업체 간의 우호를 과시한 바 있다.

하지만 노키아는 위기에 빠진 회사를 회생시키기 위한 플랜B로 루미아폰 매출 이외에 특허공세를 통한 라이선싱 매출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목할 점은 노키아가 거함 애플을 상대로 이미 특허소송에서 승소하고 라이선스 제공비용을 받아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노키아는 1분기 실적에서 적자를 기록했고 2분기 실적도 더 나아지지 않을 최악의 상황을 맞이 했다. 이미 회사 주식도 최악인 정크 등급으로 강등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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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넷은 이같은 소송에 따른 타결은 수년이 아닌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지만 이런 특허소송의 승리은 노키아에겐 망외의 소득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노키아가 항상 특허소송에서 성공한 것은 아니다. 지난 2008년에는 퀄컴을 상대로 소송했다가 패해 한꺼번에 23억달러를 지불한 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