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3DS, 韓 판매량 부진…왜?

일반입력 :2012/05/02 15:45    수정: 2012/05/02 15:48

김동현

지난 달 28일 출시돼 첫 주말과 근로자의 날을 보낸 닌텐도의 3D입체 휴대용 게임기 3DS가 극심한 부진을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많은 기대 속에 출시된 3DS가 300만대 이상 팔린 닌텐도DS와 달리 초반 매우 극심한 부진을 보이고 있으며, 타이틀 판매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스마트폰과 플레이스테이션 비타(PS VITA) 등 여러 플랫폼과 경쟁에 들어간 3DS는 스타를 활용한 마케팅과 TV광고, 탄탄한 현지화 등을 무기로 한국 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첫 주말 성적표는 기대보다 한참 밑돈다. 용산과 국전 등에는 3DS 판매가 시작됐지만 구매 인구는 거의 없었다. 익명을 요구한 소매상은 “그래도 첫 날이면 반응이 좀 있는 편이지만 문의 정도만 있었고 구매하는 사람은 몇 명 안됐다”고 말했다.

기자가 문의해본 10군데 가까운 소매상 모두 같은 대답이었다. 이는 용산, 국전 모두다. 오히려 일판 3DS 중고는 판매가가 올랐다. 정식 출시되는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일본판을 판매하는 사람이 초반에 나오면서 이를 문의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것.

하지만 그나마도 수량이 부족해서 계속 단가가 오르는 중이다. 현재 3DS 일본판 본체 가격은 16만원에서 18만원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정식 출시된 3DS 본체가 22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가격이 거의 안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타이틀 판매량은 매우 저조하다. 유통사 소식통에 의하면 현재 ‘슈퍼마리오 3D랜드’는 출시 이후 500장정도 밖에 안 나갔으며, ‘철권3D 프라임 에디션’과 ‘전국민 오디션 슈퍼스타2’ 등도 이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 같은 결과가 ‘시기상조’라는 말도 있지만 대대적인 TV광고를 비롯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에 비하면 결과가 너무 안 좋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닌텐도DS 초반 반응과도 너무 큰 차이가 난다.

첫 주말 반응만 보면 오히려 소니의 PS비타가 더 좋다. 익명을 요구한 유통사 측의 말로는 PS비타는 첫 주에만 1천대 이상이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도 판매량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소니 측에서는 PS비타의 초도 반응은 PSP 때보다 월등히 좋다고 답변했다.

이 같은 반응은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마니아층에게는 여전히 국가코드 제한 요소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으며, 일반 이용자들에게는 딱히 끌리는 타이틀이 없다는 점, 그리고 국내 서드파티와 관계 개선 시급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몰려 있다.

특히 초기 론칭 타이틀 부족은 심각하다. 경쟁 게임기 PS비타는 첫 주 6개, 2주 내 20개 이상을 꺼냈다. 닌텐도DS 출시 당시에도 6개의 론칭 타이틀로 인해 부족하다는 의견을 들었는데 3DS 론칭에서는 더욱 심해져 3개 밖에 되지 않았다.

한국닌텐도는 닌텐도 다이렉트 영상 공개 및 기자간담회를 통해 5~6월 달 사이 10개 이상의 타이틀을 선보일 예정이지만 여전히 서드파티 참여율이 저조하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 타이틀 가뭄 현상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좀 더 국내 시장에 맞는 개선안이 필수다. 물론 한국닌텐도가 변경된 현지화 정책을 반영하는 여름이 지나면 좀 더 사정이 개선될 수 있겠지만 아직 몇 개월이 남은 것을 감안하면 현재 상황 개선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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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마리오 카트7’과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 3D’ ‘닌텐독스 & 캣츠’ 등 타이틀이 나올 예정인 상반기는 다소 숨통이 트이겠지만 서드파티 라인업 확보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라면 결국은 버티기 정도밖에는 되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 정론이다.

최근 적자난으로 인해 언론의 뭇매에 시달리는 닌텐도가 이 난제를 어떻게 극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