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범죄의 온상 'PC방?'

일반입력 :2012/04/27 14:40

김희연 기자

PC방이 사이버범죄 근원지로 자리 잡았다. 최근 발생한 각종 사이버범죄가 PC방에서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PC방은 익명성 보장과 보안 취약성으로 인해 사이버범죄에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각종 피싱이나 해킹도 대부분 PC방에서 저질러 진다. 손쉽게 추적을 피하거나 수사에 혼동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보안성 ‘제로’...PC방 좀비화?

사이버범죄자들이 PC방을 이용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곳의 PC들이 제대로 보안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이러한 허점을 자신들의 해킹에 이용하는 것은 물론 IP를 우회할 수 있는 등 범죄의 중간경로로 이용하고 있다.

한 보안 전문가는 “대다수 사이버범죄는 PC방을 우회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안 조치가 부실한 점도 있지만 PC방 내 PC를 좀비화해 공격자가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의 경우 PC방 PC를 악성코드에 감염시켜 원격제어를 통해 좀비PC로 이용하기도 한다.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PC라 사용자들이 다운로드한 파일 등을 통해 악성코드에 감염되기도 쉽다.

PC방 내 PC가 IP를 우회하는 것도 문제다. 실제로 사이버범죄가 발생해 수사를 진행할 때도 거의 대부분 PC방의 IP가 나오는데 우회 접속한 경우가 많아 실제 범죄자를 추적하기 힘든 실정이다.

■꼬리 잡아도 범인은 이미 ‘줄행랑’

익명성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PC방은 사이버범죄 수사의 한계성과도 연결된다. 전국에 퍼져있는 PC방 PC들을 관리 감독하기도 힘들 뿐더러,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초기 대응은 IP추적을 하는 것이 전부이다.

PC방을 이용하는 사이버범죄자들은 자신의 신분을 노출시키지 않아도 된다. 해킹 발생 후 IP추적을 하더라도 다른 사용자가 해당 PC를 사용하면 검거도 쉽지 않다. 그래서 해킹은 물론 불법 콘텐츠 유포 등 각종 사이버범죄에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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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해결책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PC방 사업 자체의 인프라 체계 특성을 범죄 예방을 위해 바꾸라고 강요할 수도 없다.

한 관련업계 전문가는 “네트워크에 연결된 어떤 PC든지 보안이 제대로 설정돼 있지 않다면 해커들은 얼마든지 사이버범죄에 악용할 소지가 있다”면서 “특히 PC방은 다수가 함께 이용하는 곳이기 때문에 더욱 면밀한 보안점검을 통해 보안성을 유지해 피해가 확대되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