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장애인들이 눈의 움직임만으로 TV시청과 게임·인터넷 검색 등을 할 수 있도록 한 원천기술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를 통해 개발됐다. 스마트TV나 태블릿·스마트폰 등의 기기로부터 소외된 이들에게 유용한 정보수단이 될 뿐만 아니라 게임이나 광고 시장에서도 유용하게 사용될 전망이다.
ETRI는 오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들이 스마트기기를 눈동작만으로 제어하는 ‘사용자 시선 추적 기술’을 개발 중이며 내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이 기술은 특수 안경 등의 보조장치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존의 TV 리모컨, PC의 마우스 등의 입력장치를 대신해 TV 또는 모니터 화면을 눈으로 응시하는 것만으로도 해당 정보기기의 메뉴 조작이 가능하도록 했다.
사용자의 시선에 따라 커서가 이동하고 선택하고자 하는 대상을 1초 이상 쳐다보면 클릭되는 방식으로 구동된다고 ETRI는 밝혔다.
시선은 오감 중 80% 이상을 차지할 만큼 가장 민감하고 반응이 빠른 감각기관이다. 이 때문에 시선 추적 기술은 사용자가 정보기기와 상호 작용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꼽혀왔다. ETRI는 특히 손 사용이 불편한 지체 장애인들에게 미디어에 대한 접근성과 사용만족도를 높여주는 대안기술로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더구나 사용자들의 눈이 어떤 정보에 주목도가 높은지를 파악할 수 있어 게임이나 광고시장 등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이 기술은 또한 PC환경을 기반으로 가까운 거리에서만 눈의 움직임을 이용할 수 있는 기존 시선 추적 기술과 달리 TV와 같은 대형디스플레이 화면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 활용 가치가 크다고 ETRI는 설명했다.
구체적인 기술구현과정은 먼저 광각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의 얼굴과 눈 위치를 파악한다. 그 뒤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협각 카메라를 이용해 고해상도의 눈 영상을 획득하는 방법으로 구동된다. 이를 통해 시선 위치 정보에 대한 정확도를 높였으며, 2미터 거리에서 ±1.0도 이내의 매우 우수한 정확도를 보여준다고 ETRI는 밝혔다. 이는 화면상 오차범위가 ±3.5cm 이내로 작음을 의미한다.
시선추적기술은 이미 해외에서도 활발하게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ETRI관계자는 세계 최초로 단일 적외선 조명을 이용해 기존의 시선추적 기술들이 2개 이상의 다수 조명을 사용하는 것에 비해 시스템을 작고 가볍게 구현한 점이 기존 기술에 비해 차별화된다고 밝혔다.
앞으로 ETRI가 개발한 시선 추적 기술은 ▲사용자 인터페이스 매체에 노출된 광고 효과 모니터링 ▲시선과 제스처를 연동한 차세대 게임 ▲무안경식 3D 디스플레이 및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운전자의 시선정보 분석 ▲홍채 정보 기반 본인 인증을 통한 금융결제 및 시청 연령 제한 기능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책임자인 차지훈 ETRI 융합미디어연구팀장은 “현재 비착용형 시선추적 장치들은 유럽과 북미의 소수 기관 중심으로 개발 중이며 이번 국산 개발 성과는 수입대체 효과 및 국내 응용 산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지체 장애인들의 정보 접근성 향상 등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기술은 방송통신위원회 시행 방송통신기술개발사업의 연구성과로 ‘IPTV용 인터랙티브 시점제어 기술 개발’ 과제를 통해 SK브로드밴드, 넷앤TV, RT솔루션 등과 공동으로 개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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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는 IPTV 환경에서 시청자의 시선 이동이나 메뉴 조작에 따라 원하는 시점의 영상을 선택하여 소비할 수 있는 시점제어 서비스 기술 개발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기술은 국내·외 유명 IT전시회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작년 9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IBC 2011’의 특별 세션인 ‘WCME(What Caught My Eye)’에 초청 기술로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