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스마트폰시장, 30%가 화이트박스

일반입력 :2012/04/18 10:58    수정: 2012/04/18 10:58

손경호 기자

중국 현지기업들이 브랜드가 없는 일명 ‘화이트박스’ 스마트기기 시장에서 무서운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LG 등 국내 기업은 물론 중국 스마트기기 시장에 진출하려는 반도체 기업들에게도 현지 기업의 가격경쟁력과 현지화 전략이 '넘어야 할 산'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인 e미디어 아시아에 따르면 중국 내 화이트박스 제조사들은 올해 월별 약 300만대의 태블릿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마트폰의 경우에도 중국 내 약 2억대 생산량 중에 30%인 6천만대 가량을 화이트박스 기업들이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디지타임스는 17일 보도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화이트박스 기업들이 작년 기준 전 세계 스마트기기 판매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게 되는 셈이다. 지난해 전체 태블릿 판매량은 6천519만대이며, 스마트폰은 4억8천만대에 이른다.

디지타임스는 특히 중국 광둥 지역에 수백 개의 화이트박스 기업들이 주문자상표부착(OEM), 제조업자생산(ODM) 방식은 물론 자체 브랜드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내 칩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국내 팹리스 기업 관계자들은 휴대폰용 칩셋을 공급하는 국내 중국 현지 제조기업들은 고객사의 요청에 맞게 맞춤형 스마트기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종의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의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셈이다.

안드로이드4.0 운영체제(OS)기반 기기에서 화이트박스 제조사는 7인치, 8인치, 9.7인치, 10.1인치 등 고객사의 요구에 따라 맞춤형 크기의 태블릿을 공급한다고 디지타임스는 덧붙였다. 이들 제품은 중동이나 동남아시아, 중남미 국가 등에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중국 내 화이트박스 기업들이 출하량을 대폭 늘리면서도 원가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 중에는 인근 지역 팹리스 기업들의 역할이 크다.

타이완 미디어텍은 스마트폰 완제품을 만들기 위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베이스밴드는 물론 유저인터페이스(UI)까지 외부 케이스를 제외한 모든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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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춘 미디어텍 코리아 지사장은 “심지어 피처폰 시절에는 고객사로부터 요청이 들어오면 3개월 안에 완제품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대부분의 기술을 지원했다”며 “중국 내 하이센스는 물론 몇 년 새 급성장한 스프레드트럼·하이실리콘 등의 팹리스 기업들도 화이트박스 기업들에게 칩셋은 물론 제반기술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가고 있다”고 밝혔다.

디지타임스는 또한 화이트박스 기업들이 아직까지 3G무선통신환경이 보편화되지 않은 개발도상국들을 대상으로 보급형·중소형·고급형 스마트폰에서 각각 60달러·85달러·130달러에 제품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