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지멘스 "LTE에 미래를 걸었다"

일반입력 :2012/03/27 15:05    수정: 2012/03/27 19:10

“노키아지멘스는 최고 성능의 LTE서비스를 지원하는데 미래를 걸었습니다. LTE가 가장 빠르게 퍼지고 있는 한국은 노키아지멘스의 방향모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원재준 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NSN) 한국지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작년하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본사 차원의 구조조정 움직임에 대한 답변이었다.

NSN 본사는 최근 구조조정작업을 진행중이다. 이 회사는 최근까지 직원 23%에 해당하는 1만7천명을 해고하고, 유선 통신장비 사업을 매각했다.

핀란드의 노키아와 독일의 지멘스가 2007년 세운 합작 법인인 NSN은 화웨이, ZTE 등 중국회사의 가격공세와 경기침체에 따른 실적 부진, 투자감소 등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투자기업으로부터 현금투자도 끊겼다는 소식까지 흘러나왔다.

NSN은 국내 이동통신 3사에 LTE 기지국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해외에서 들려오는 본사의 위기설에 혼란이 생기는 상황. 이에 대해 원재준 지사장은 한국시장엔 전혀 영향이 없고, 오히려 투자규모를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예전엔 통신장비업체들이 엔드투엔드 서비스를 했지만, 이제 트렌드가 바뀌고 있습니다. 모바일이 가장 중요해지고 있어요. NSN은 선택과 집중을 하자는 차원에서 무선과 옵티컬에 집중하는 걸로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한국은 본사의 미래 방향과 딱 맞아 떨어집니다. 한국 이통사업자 모두에게 장비를 공급하고 있는데다, LTE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고, 성장세가 높아서, 한국은 인원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죠.”

NSN은 국내 LTE장비시장 개화와 함께 3G WCDMA까지 이어져온 삼성전자와 LG에릭슨(구 LG노텔)의 양강구도를 깨뜨렸다. 더구나 최근 공개된 네트워크 성능테스트에서 타 장비업체보다 성능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통신사의 LTE 전국망 준비와 함께 매출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이같은 상황을 원 지사장은 경쟁 활성화라고 평했다.

“NSN이 국내 통신장비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경쟁이 치열해졌고, 장비 가격을 하락시키면서, 시장 활성화를 더 도왔다고 생각합니다. 통신사업자 입장에서 망투자 부담을 줄이고, 고품질망을 구축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거죠. 덕분에 투자가 더 늘어나 시장을 키웠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무선시장이 집중하기로 한 만큼 NSN이 바라보는 한국시장은 중요하다. LTE장비 공급계약건수로 에릭슨의 2배에 달하는 NSN이지만, 한국은 세계 30%의 LTE가입자를 보유한 국가기 때문이다.

“LTE를 주력망으로 가져가는 국가는 한국과 미국뿐입니다. 한국은 가장 활성화된 시장이고, 기술적 요구사항도 까다로워 NSN 기술력과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여지가 많은 곳이에요. 연구개발(R&D)쪽에서 한국에 본사차원으로 지원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는 NSN의 공략포인트를 오직 성능이라고 강조했다. 과거와 달리 네트워크의 품질이 어느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에서 통신사 고객의 성능개선을 지원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한때는 망 품질이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지만, 스마트폰 이후 네트워크 중요성이 훨씬 높아졌습니다. 망의 퍼포먼스, 품질면에서 경쟁력을 갖추는게 사업자 입장에서 중요한 요소가 됐지요. NSN의 임무랄까요? 책임이 막중합니다다. 사업자 요구사항도 품질과 성능에 몰려있고, 최선을 다해 지원하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그는 국내 LTE시장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주류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3G와 LTE의 공존은 잠시의 현상일 뿐 가입자들이 급속도로 LTE로 이동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유는 치명적인 속도를 들었다.

“통신 3사가 LTE전국망 구축을 완료하면, 주력 네트워크가 3G에서 LTE로 빠르게 이동할 겁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아무도 LTE 빠르게 오리라 생각 안했었어요. 하지만 지금 엄청난 속도로 보급되고 있죠. 이유는 속도에요. 유선으로 표현하면, DSL에서 FTTH로 가는 수준입니다. 가입자 입장에서 차이가 엄청납니다. KTX를 타서 이용해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이동하는 KTX 안에서 3G는 불안정하지만, LTE는 꾸준히 속도와 품질을 유지합니다. LTE를 써본 가입자가 3G로 넘어갈 이유가 없습니다.”

LTE시장이 갈수록 커지는 입장에서 NSN의 경쟁력을 물었다. 그는 유연함을 들었다. 소프트웨어 기술력으로 확보된 유연한 네트워크다.

“NSN의 이동통신장비는 SW측면이 더 강합니다. SDR 기술을 쓰기 때문에 SW로 모든 걸 구현하고, 하드웨어로 구현하는 건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개발비용이 소프트웨어에 들어갑니다. 동일한 장비에서 SW만 바꾸면 3G에서 LTE로 이동할 수 있죠. 하드웨어 교체가 필요없고, 무엇보다 쉽습니다.”

통신사의 오늘날 고민은 빠르게 늘어나는 모바일 트래픽을 어떻게 제어하고, 주파수를 관리할 것이냐다. 가입자로서도 데이터 트래픽의 폭증으로 네트워크 체감품질 저하를 겪고, 블랙아웃마저 맞을 수 있는 위험요소를 떠안고 있다.

“스몰셀 같은 우회망 기술로 용량을 늘리고, 또 LTE를 위한 주파수가 계속 확보되고 있습니다. LTE는 3G보다 주파수 효율성이 매우 높아요. 무엇보다, LTE는 기본적으로 떨어져 있는 주파수 대역을 묶는 기술을 지원합니다. 지금은 하나의 주파수만 사용하기 때문에 부각되지 않았지만, 주파수를 묶는 기술을 활용하면 계속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내년 정도면 떠오를 겁니다.”

관련기사

원 지사장은 시종 차분하면서도 자신감있게 말했다. 그는 본사의 상황은 위기가 아니라 한단계 더 앞서기 위한 과정일 뿐이라고 밝혔다. 오로지 신경쓰는 건 고객 지원이라고 누차 강조했다.

“NSN에게는 LTE 성능 잘나오는 것만 중요합니다. 비즈니스 사이클이나 다른 분야에 시선을 주지않고, LTE 무선네트워크의 최고 퍼포먼스에만 집중합니다. 그래야 사업자들도 좋고, 가입자도 피부에 와닿는 체감 품질을 제공받을 수 있으니까요. 그게 NSN 직원들의 프라이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