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ACC]맥주는 많이 팔렸지만 수익은↓

일반입력 :2012/02/15 12:55

송주영 기자

크리스마스에 맥주를 얼마에 팔면 마트의 수익이 커질까? 1달러를 할인할까? 통 크게 2달러 대폭 할인? 정답은 “맥주 할인폭을 줄이고 맥주보다 비싼 술을 많이 파는 것이 마트의 전체 수익에는 더 낫다”이다.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메가뉴스 지디넷코리아가 개최한 제7회 ACC ‘소셜마케팅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 빅데이터’에서 3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선 이상욱 딜로이트컨설팅 상무는 “의사결정을 할 때 경험에 의한 직관에 의존하지 말고 데이터를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미국의 한 마트는 평소 21달러에 공급받던 하이네켄 맥주를 크리스마스 판매 시즌에 맞춰 특별히 19달러에 들여오게 됐다. 하이네켄맥주가 도매상을 대상으로 할인행사를 했기 때문이다. 평소 24.99달러에 판매하던 맥주값을 할인하기로 한 이 마트는 행사 시즌에 맞춰 하이네켄맥주를 얼마에 팔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A씨는 1달러만 할인하자는 주장을 낸 반면 B씨는 가격을 2달러 내리자고 주장했다. B씨는 맥주에서 수익을 덜 남기겠지만 고객을 더 모아 다른 상품 매출이 많이 발생하는 파생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과는? 2달러 할인을 하는 경우가 맥주가 더 많이 팔렸다. 맥주 부문 수익도 더 많이 냈다. 그러나 술을 사러 온 소비자들이 비싼 술 대신 할인행사를 하는 하이네켄 맥주를 골라 전체 주류 수익은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각자 경험에 대한 결론을 도출했지만 결과는 달랐던 사례다.

이 상무는 “정보의 활용이 과거에는 이미 일어난 상황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라면 최근에는 미래를 예측하는 데 맞춰졌다”며 “정보는 질적, 양적 팽창이 이뤄지고 있고 기업이 정보를 처리하는 기법이 고도화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월마트는 정보의 중요성을 가장 잘 인지하고 체계적인 데이터를 수립한 사례로 제시됐다.

월마트는 가격뿐만 아니라 상품 구성 체계, 행사, 재고, 품절, 경쟁상황 정보까지 폭넓게 수집해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소셜네트워크의 정보까지 활용해 과거 마트의 정보에 최신의 고객 추세까지 반영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이 상무는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애널리틱스 기법은 고객, 공급망, 재무, 근로자, 위험 분석 등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무 분석 분야에서는 미국 금융위기 때 부도 위험이 있는 금융기관을 골라낸 사례가 제시됐다. 금융위기가 지속되면서 실제 금융기관들은 부도를 냈고 정부는 이에 대한 회생 지원금을 어디에 활용할 것인가를 데이터를 통해 결정할 수 있었다.

이 상무는 “우리나라 기업 발전에 경영자들의 직관이 큰 도움이 됐다는 사실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장기간 해봤는데 분석해봐야 아느냐는 태도는 큰 손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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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내 빅데이터 애널리틱스 문화와 전파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이 상무는 “궁극적으로 데이터에 기반한 직관을 함께 키우는 것이 필요하고 기존 애널리틱스에 안주하지 않는 문화를 육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조연설 마지막 부문에는 정보 활용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했다. 시저의 명언을 인용해 “누구나 각자가 보고 싶어하는 것을 보게 된다”며 “우리가 진정으로 무엇을 보고 싶어하는가를 거꾸로 생각하고 기업 관점에서 무엇을 봐야 하는가를 한번쯤 더 뒤돌아 생각하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