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반도체 신소재 그래핀, 저온에서 만든다

일반입력 :2012/02/01 12:48    수정: 2012/02/01 18:14

송주영 기자

기존 실리콘반도체용 소재를 만들 때보다 월등하게 낮은 160도에 불과한 저온에서 원하는 나노급 반도체 를 만들 수 있는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을 직접 합성하는 신기술이 국내 연구진 주도로 개발됐다.

1일 교육과학기술부는 울산과기대 권순용 교수팀이 ‘저온에서 만들어진 그래핀’이라는 제목으로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커뮤니케이션지에 지난 24일자로 게재됐다고 밝혔다.

권 교수님이 개발한 방식은 기존 방식과 다르게 그래핀을 합성하는 데 필요한 온도를 1200도에서 200도로 낮췄다. 여기에 기존에는 금속기판에 그래핀을 형성해 실리콘, 유리 등 원하는 기판으로 옮겨줘야 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원하는 기판 위에 바로 형성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에는 권 교수 외에도 울산과기대 곽진성 박사과정(제1저자), 김성엽, 박기복 교수, 서울대 김영운, 윤의준 교수, 미국 UCLA 수닐 코담바카 교수 등이 참여했다.

그래핀은 흑연의 표면층을 한 겹만 떼어낸 탄소나노물질로 구리보다 100배 이상 높은 전기전도성, 강철보다 200배 높은 강도로 향후 응용 가능성이 높은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그래핀 조각은 우수한 물리적, 전기적 특성을 지닌다는 점이 2004년 발견되면서 실리콘을 대체할 차세대 나노소재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래핀 조각 크기가 너무 작고 모양이 불규칙해 실생활에 응용할 수 없었다.

이후 2009년 화학기상증착법(CVD)으로 센티미터 크기의 그래핀을 합성할 수 있다는 사실과 함께 2010년에는 30인치 대면적의 그래핀을 합성 투명전극으로 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 역시도 섭씨 1200도 이상에서 용융되는 실리콘잉곳 제조법인 화학기상증착법을 이용해 금속기판 위에서 그래핀을 합성한 후 원하는 기판으로 전사하는 복잡한 공정을 필요로 했다.

권 교수팀은 섭씨 200도 이하의 저온에서 원하는 기판에 직접 그래핀을 합성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탄소원자가 스스로 금속표면 위에서 확산하고 벌집 모양의 원자간 결합 현상을 이용, 그래핀을 대상기판 위에 형성하도록 했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산화 실리콘, 유리, 플라스틱 기판 등에서도 그래핀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을 이용하면 그래핀의 결정립 크기도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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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교수는 “비교적 간단한 장비와 방법으로 저온에서 그래핀을 원하는 기판에 직접 형성하는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차세대 그래핀 산업에 응용되는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성과는 한국연구재단 지원을 받아 추진한 일반 연구자지원사업, WUC 육성 사업 등을 통해 수행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