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픈소스 분산처리 프레임워크 하둡을 빅데이터 트렌드에 대응할 표준 플랫폼 기술로 인정했다. MS가 과거 업계 유망 분야에 대응해 다수 경쟁자들이 받아들인 기술보다는 자체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요소기술을 만들어 내놓는 전략에 힘써온 것과 사뭇 달라진 모습이 눈길을 끈다.
해당 메시지는 한국MS가 지난 18일 서울 삼성동 회사 사무실에서 올해 주목할 IT분야 8대 키워드와 이를 촉발한 3대 메가트렌드를 제시하면서 나왔다. 이날 한국MS 개발자플랫폼사업부(DPE)의 전략자문담당 김재우 부장은 지난해말 본사가 분산 서버 환경과 슈퍼컴퓨팅 기술에 오픈소스 하둡을 본격 도입키로 결정함에 따라 하둡은 이미 MS의 빅데이터 표준 플랫폼이며 이를 관리하는 오픈소스 커뮤니티 아파치소프트웨어재단(ASF)과도 긴밀한 협력을 추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빅데이터는 비용문제로 처리가 어려워 버려왔던 비구조화된 데이터 또는 폭증 데이터를 다른 기술적 접근으로 관리하고 분석해야 할 대상으로 그려진다. 기업 입장에선 지속적인 성장동력과 차별화 요소를 확보하기 위한 주요 투자처로 주목되기 시작했다.
하둡은 이가운데 구글, 야후, 페이스북, 아마존 등 인터넷 서비스를 자체 운영해온 기업들이 스스로 필요해 연구, 적용해온 주요 오픈소스 기술이다. 우리나라도 정부차원에서 빅데이터에 대응할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연구개발 과제가 선정돼 올해부터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하둡 커뮤니티가 속한 ASF를 후원해온 IBM뿐아니라 오라클, MS같은 독점적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하둡에 공개적인 지지의사를 내건 배경은 그만큼 해당 기술이 왕성한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현업의 연구, 도입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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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가 하둡 기반 빅데이터 전략을 가속한 배경은 최근 두드러진 HTML5 관련 지원공세와 같은 맥락으로 비친다. 회사는 몇년 전부터 자사의 독점적 비표준 기술 액티브X 사용을 직접 지양할 것을 권고하고 나섰으며 차세대 운용체계(OS)와 모바일 환경을 겨냥한 플랫폼 전략에 강력한 웹표준 대응을 주요 의제로 설정했다. MS가 HTML5를 8대 IT트렌드 가운데 7번째 키워드로 지목하며 'N스크린을 아우르는 표준화된 앱 개발 플랫폼'으로 설명한 것은 이 회사의 중장기적 제품, 서비스, 비즈니스 목표와 무관치 않다.
김 부장은 MS가 오픈소스 하둡뿐 아니라 자바, 노드닷JS, PHP같이 회사 바깥 태생인 기술을 활용하는 전략들을 전면에 내세웠다며 기업들은 기존 보유한 기술도 충실히 지원해야겠지만 이런 일종의 크라우드소싱(대중을 기업 활동 일부에 참여시켜 성과가 향상되면 이를 공유하는 방식)없이는 향후 생태계 비즈니스를 제대로 해내기 어려울 것이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