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스마트폰으로 질병진단"

일반입력 :2012/01/16 10:22    수정: 2012/01/16 16:38

손경호 기자

스마트폰의 화면을 터치하는 것만으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원천기술이 카이스트 연구진을 통해 개발됐다. 기존에 전문 분석기기나 반도체의 성질을 이용한 진단키트를 활용하지 않고도 질병을 분석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16일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박현규 교수 연구팀은 기존 스마트폰에 주로 사용되는 정전용량방식의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손가락을 통해 전달되는 생체정보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한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모바일 기기를 터치하는 것만으로 DNA의 유무와 농도를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의 논문은 화학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1월호(16일자) 표지논문에 실렸다.

연구팀은 DNA가 고유의 정전용량을 갖고 있으며, 농도에 따라 정전용량이 변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를 확인하기위해 성병 유발인자로 알려진 ‘클라미디아 DNA’를 터치스크린 위에 올리고 정전용량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 DNA의 유무와 농도를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세포·단백질·핵산 등 대부분의 생체분자가 고유의 정전용량을 갖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고유의 생체정보를 인식할 수 있게 했다. 정전용량은 절연되어 있는 물체에 전하를 가할 때 발생하는 전위차를 말한다.

박현규 교수는 “모바일 기기 등에 입력장치로만 이용해 왔던 터치스크린으로 생체분자 등의 분석에 이용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입증한 결과”라며 “앞으로 터치스크린을 사용한 스마트폰·태블릿을 이용해 개인이 질병을 진단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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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제1저자인 원병연 연구조교수는 “현재는 DNA와 같은 생체분자의 유무와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단계이며, 앞으로 특정한 생체분자를 선택적으로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가까운 시일 내에 상용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지식경제부가 시행하는 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