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스크린, 국산화 가속도

일반입력 :2011/12/16 08:20    수정: 2011/12/16 13:25

손경호 기자

일본·타이완이 주름잡고 있던 터치스크린 패널 시장에 국내 기업들의 성장세가 무섭다. 국내 스마트폰·태블릿의 강세 속에 이 분야의 부품소재 국산화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 가장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한 곳은 일진디스플레이(대표 심임수)다. 이 회사는 일진그룹의 IT부품소재 전문기업으로 삼성전자 갤럭시탭 등 모바일 기기에 터치스크린을 공급 중이다.

지난 2008년부터 터치스크린 사업을 시작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과 3년 만에 핵심고객사의 주요 협력업체로 부상한 것이다.

일진디스플레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 회사의 가장 큰 경쟁력은 터치스크린 제조에 필요한 센서부터 패널 조립까지 전 공정을 수직계열화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가격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갤럭시탭에 일진디스플레이의 정전용량식 터치스크린을 적용한 이후 지금까지 거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 3분기 터치스크린 분야 매출은 1천30억원으로 3분기 전체 매출인 1184억원의 87% 비중을 차지한다. 이 덕에 이 회사는 전년 동기대비 매출이 293%가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5% 증가한 121억원을 기록했다.

디스플레이뱅크에 따르면 기존 스마트폰·태블릿 등에 사용되는 정전용량방식의 터치스크린은 올해 100억달러 규모의 전체 터치스크린 시장에서 55%점유율을 차지하고, 매년 40%~50%의 상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터치스크린에 사용되는 인듐주석산화물(ITO)필름 대체 소재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노력도 활기를 띠고 있다.

와이즈파워(대표 박기호)는 지난 4일 일본기업인 니샤에 내년 하반기부터 탄소나노튜브(CNT) 소재 투명전극필름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니샤는 타이완 기업인 영패스트와 함께 ITO필름 중간가공 시장을 독점해 온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와이즈파워는 지난 1월 ITO필름 대체 소재를 개발 중인 미국 유니다임을 인수한 바 있다. 조현덕 와이즈파워 이사는 “투과율이나 전도성 ITO필름에 비해서는 떨어지나 기존 CNT필름과 비교하면 월등하게 성능이 좋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개발한 CNT투명전극필름은 투과율(투명도)가 84%이며, 인치 당 400Ω~500Ω의 면저항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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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부분의 터치스크린에는 터치를 인식하는 소재로 ITO를 사용한다. 와이즈파워는 “ITO필름과 달리 곡선형이나 구형 디스플레이에도 터치를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중국 정부가 희토류 수출 규제에 따라 인듐 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될 수 있는 대체 소재로 CNT가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터치스크린이 매년 40%~50% 수준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관련 부품소재 기업들 역시 눈에 띄는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