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2일 MBC 창사 50주년을 맞아 직원들에게 선언했다. 향후 50년은 과거 MBC의 50년과 다른 뉴미디어 시대 걸맞는 방송을 선보일 것이다. 구텐베르크 시대 일대다(1:N) 방송과의 작별이다. 이제 그 첫 발을 뗐다.”
29일 상암동 누리꿈스퀘에서 열린 손바닥TV 런칭 기념 미디어 데이에서 만난 황희만 대표는 시종일관 자신감이 넘쳤다. 손바닥TV가 MBC의 미래 50년을 이끌어 갈 뉴미디어가 될 것임을 확신하는 모습이었다. 무대에 올라 손바닥TV 프로그램들을 소개하는 모습에서 故 스티브 잡스가 떠오른다는 얘기도 들렸다.
MBC 정치부 기자 출신인 황 대표는 MBC 프로덕션 대표와 MBC 미디어텍 대표이사를 거쳐 두 법인이 통합된 MBC C&I가 출범하면서 초대 대표를 맡았다. 프로덕션 대표를 맡으면서 최초의 금속활자를 발명한 구텐베르크가 태어난 독일 마인츠를 방문했을 당시 쌍방향 방송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마인츠를 방문했을 당시 저널리즘 학자들이 지금까지 커뮤니케이션은 구텐베르크 시대에 머물렀지만 이제 다른 시대로 넘어가야 한다는 얘기를 하더라. 어느 한 쪽에서 다수를 상대로 일방적으로 얘기하는 방송이 구텐베르크 시대 커뮤니케이션이라면 이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방송과 신문이 나와야하지 않겠냐는 고민을 하게 됐다.”
내달 2일 개국을 앞두고 있는 ‘손바닥TV’는 스마트 기기에 특화된 모바일 전용 방송채널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다음 TV팟, 유튜브, iMBC, 판도라TV 등 제휴 플랫폼을 통해 자체 제작한 생방송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무엇보다 손바닥TV는 일대다 방송이 아닌 쌍방향 인터랙티브 방송을 지향한다. 방송과 제작 단계까지 시청자 참여의 폭을 넓혔다. 방송 시청 중 퀴즈에 참여해 경품을 받을 수도 있고 영상통화를 신청하면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할 수도 있다. 날짜별 편성표와 프로그램 정보 확인도 물론 가능하다.
손바닥TV를 론칭한 MBC C&I는 MBC의 100% 자회사다. 손바닥TV 역시 MBC가 만든 또 하나의 채널인 셈이다. 하지만 황 대표는 손바닥TV는 MBC와 관계없이 별도의 길을 걷겠다고 선을 그었다. ‘구텐베르크 시대 유물’인 기존 텔레비전 방송과의 작별인 셈이다.
“형식이나 내용에 구애받지 않고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다. 라디오 처럼 음악방송을 넣을 수도 있고 예능 프로그램도 가능하다.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나는 꼼수다 같은 시사 방송도 할 수 있다. 물론 우리는 시사 프로그램을 만들더라도 일방의 얘기만 전달하진 않는다.”
방송법의 심의를 받는 지상파 방송과 달리 별도 규제를 받지 않아 파격적인 내용의 예능과 시사 프로그램 방영도 가능하다. 시청자들이 직접 방송에 참여하는 만큼 여러 돌발상황도 예상할 수 있다.
손바닥TV는 내달 2일부터 하루 4시간 생방송 프로그램을 방송한다. 방송은 모두 MBC C&I가 자체제작한 콘텐츠로 채워진다. 기존 프로그램을 구매하는 대신 모든 방송을 자체제작한다는 기조는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런칭에 필요한 투자에만 20억원을 들였다. 황 대표는 “배팅을 크게 했다”며 웃었다.
이날 공개된 프로그램 라인업과 출연자들도 지상파 못지않다. 개국 프로그램으로는 최일구의 ‘소셜데스크’, 박명수의 ‘움직이는 TV’, 이상호 기자의 ‘손바닥 뉴스’, 토니와 김인석의 ‘오당첨 주식회사’, 하하의 ‘000’, M4의 ‘고도리 SHOW’, 아메리카노의 ‘뭐라카노’, 김태훈의 ‘This Man Life’ 등이 편성됐다.
이쯤되면 수익모델이 궁금해진다. 어디서 돈을 버냐는 질문이다.
“시청자들이 돈을 내고 방송을 보게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여러 사람들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수익구조를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초기에는 적자가 불가피하다. 사용자가 많아지면 시청자들이 불편하지 않은 선에서 수익모델을 고민할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투자든 저작권료든 들어오지 않겠나.”
손바닥TV는 내년까지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동시접속자 규모가 1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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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휴사들의 반응도 좋다. 과거 프로페셔널 콘텐츠를 만들었던 MBC가 직접 나서 이용자들에게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었다고 환영하는 분위기다. 대형 제작사가 나서 중소 업체들과 협력하는 오픈플랫폼을 제공해 뉴미디어가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손바닥TV는 앞으로 고정된 플랫폼에만 머무르지 않고 여러 파트너들과의 제휴를 통해 세대 간, 지역 간, 국가 간 장벽을 넘어 스마트 시대 새로운 방송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봐라. 분명 곧 큰 반향이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