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 뒤집기?...'LTE 폭풍 기세'

일반입력 :2011/10/23 23:05    수정: 2011/10/23 23:43

정현정 기자

‘LTE 시대, 역사는 바뀔까?’

2007년 3월 SK텔레콤과 KTF가 ‘T 3G+’와 ‘쇼(Show)’ 브랜드를 앞세워 3G 마케팅이 한창일 때 당시 LG텔레콤은 먼발치서 쓰린 속을 달랠 수 밖에 없었다. LG텔레콤 가입자에게도 준(June)이니 핌(Fimm)이니 하는 영상통화와 무선인터넷 서비스는 그림의 떡이었다.

곡절끝에 2008년 4월 리비전A 전국망이 구축된 다음에야 ‘오즈(OZ)’라는 브랜드로 3G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글로벌 3G 서비스 대역이 아닌 1.8GHz 대역에서 CDMA 방식을 사용하는 탓에 단말기 수급과 글로벌 로밍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전 세계적 아이폰 열풍도 LG유플러스엔 먼 얘기였다. SK텔레콤과 KT 가입자들이 자기 휴대폰을 그대로 해외에 들고나가 로밍을 사용할 때 LG유플러스 가입자들은 임대폰을 빌려야 했다.

그래서 비장하다. LG유플러스는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시장에서는 꼴찌 설움을 벗겠다고 나섰다. ‘LTE 시대, 역사는 바뀐다’는 광고카피까지 들고 나왔다. 그런 LG유플러스가 최근 신바람이다. 예상을 뛰어넘는 초반 기세 때문이다.

LG유플러스가 지난주 시장에 내놓은 첫 LTE 스마트폰 LG전자 ‘옵티머스 LTE’는 출시 닷새만에 누적 1만명을 돌파했다.

SK텔레콤이 5만명에 육박하는 LTE 가입자를 모았다고 발표한 직후다. SK텔레콤이 삼성 ‘갤럭시S2 LTE’, LG ‘옵티머스 LTE’, HTC ‘레이더4G’ 등 3종의 LTE 스마트폰을 출시한 것과 비교해 ‘옵티머스 LTE’ 단일 기종으로 이뤄낸 성과다. 신규 단말기가 출시될 경우 가입자 증가속도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부분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일일 최대 4천대 이상의 개통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초반 가입자 추세는 다른 단말기에 비춰봐도 높은 편이고 SK텔레콤 대비 가입자 모수가 3분의 1이라는걸 감안하면 약진하고 있다는 내부평가가 있다”면서 싱글벙글한 모양새다.

지난 18일에는 SK텔레콤보다 먼저 삼성전자 ‘갤럭시S2 HD LTE’ 예약 판매에 돌입했다. 연내에 팬택의 LTE 스마트폰까지 공급받게 되면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얼추 비슷한 LTE 스마트폰 라인업을 갖추고 서비스 경쟁을 벌일 수 있게 됐다.

그 동안 주요 제조사의 스마트폰 공급에서 제외되거나 경쟁사에 비해 수개월 늦게 전략 스마트폰을 공급받았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변화다.

이상민 LG유플러스 상무는 “지난해 경쟁사들이 아이폰과 갤럭시S 등으로 경쟁에 나서는 가운데 단말기 수급이 늦어 많은 고생을 했다”면서 “LTE망은 경쟁사보다 빨리 구축해서 전 세계 어떤 LTE 폰이든 수급하자는 게 절박한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주파수 고민도 덜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확보한 800MHz 대역 20MHz 대역폭과 지난 주파수 경매에서 2.1GHz 황금주파수 대역을 차지했다.

LG유플러스는 기보유한 800MHz 대역에서 우선 LTE 망을 설치하고 내년 말 주요 핫스팟 지역을 중심으로 2.1GHz 대역 망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향후 LTE-어드밴스드가 되면 현재 현재 CDMA용으로 사용하는 1.8GHz 대역도 LTE로 전환해 서비스 할 계획이다.

LTE 스마트폰 출시와 함께 전 세계 220국에서 글로벌 자동 로밍서비스도 시작한다. 해외 출국 시 공항에서 별도 단말을 지급받아야 했던 불편이 사라지게 됐다.

실적도 기대된다. LG유플러스는 제대로 된 3G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면서 이통 3사중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LTE 도입으로 고부가가치 서비스 제공이 용이해지면서 ARPU 상승여력도 커졌다.

그런 까닭에 LG유플러스의 LTE 전략은 ‘올인’에 가깝다. 우선 내년 2분기 국내 통신사 중 가장 먼저 LTE 전국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LTE 단일망을 운영으로 음성통화와 데이터를 모두 LTE에서 제공하면서 음성 서비스도 패킷 형태로 전면 제공하는 첫 번째 사업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내년까지 LTE 가입자 목표는 300만명으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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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 7월 임직원들에게 직접 쓴 편지에서 LTE 시대 1등을 하자는 의지를 담았다.

“이제 시작입니다. 어제까지와는 단절된 새로운 세상의 시작입니다. 오랜 기간 겪어왔던 좌절로부터의 단절이고, 만년 3위로부터의 단절입니다. 이제 진정코 우리의 ‘설움의 과거’를 말끔히 씻을 때가 온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