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원에 클라우드 새출발…HP 파상공세

일반입력 :2011/10/18 13:41    수정: 2011/10/18 14:25

김태정 기자

<싱가포르=김태정 기자>HP가 미리 예고했던 2조 규모 고객 지원금을 풀어 클라우드 지분 확대에 나선다. 한국을 비롯한 아태지역이 주요 승부처인데, 1천만원이면 대형 클라우드 도입이 가능하다.

‘빅블루’ IBM이 글로벌 고객 파이낸싱 규모를 키우는 가운데 나온 HP의 맞불 전략이며, 주요 승부처가 아태지역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비상하다.

HP는 18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센즈호텔서 아태지역 언론 대상 컨퍼런스를 열고 새로운 클라우드 공략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고객 대상 파이낸스 전략을 아시아에 맞춘 것이 특히 눈에 띈다.

■적은 부담, 알맹이는 튼실

발표에 따르면 HP는 20억달러(약 2조2천900억원) 규모 파이낸싱으로 고객사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레오 아포테커 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월 발표한 내용이 현실화된다는 설명이다.

이 파이낸싱으로 클라우드를 도입하면 대형 고객사 기준 월 9천500달러(약 1천90만원) 수준으로 서비스 유지가 가능하다. 대형 고객사라는 설명이 애매하지만 월 수천만원 혹은 억대를 넘어서는 부담은 피해갈 것이라고 HP는 강조했다. 이후 고객사 수익 성장에 따라 클라우드 사용료도 점차 키워가며 자본지출 균형을 맞추겠다는 시나리오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서비스 품질. 9천500달러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알맹이가 어느 정도 들었는지 질문이 쏟아졌다.

이와 관련 울프강 위머 HP 아태지역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ESSN) 부사장은 “9천500달러 안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대부분의 옵션을 포함시켰다”며 “적은 부담으로 클라우드를 도입하려는 고객들이 공략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객사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를 통합, 연동하는 기간을 반드시 90일 내로 맞출 것도 약속한다”고 말했다.

■미국보다 아시아, 지원사격 주목

파이낸싱 대상은 전 세계 주요 51개국이며,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14개국이다. 클라우드 도입을 준비 중인 기업이라면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국가별 자금 할당 규모는 시장 변화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아태지역이 절반 이상의 파이를 가져갈 전망이다. 차기 클라우드 전략 초점을 아태지역에 맞췄음을 누차 강조했다. HP가 국가별 주요 기업 대상으로 “클라우드 예산을 늘릴 것인가”라고 설문한 결과 “예”라는 대답 비중이 미국은 34%에 불과했지만 중국은 58%에 달했다. 우리나라와 일본도 클라우도 도입 열기가 뜨거워졌음은 일반화 된 사실이다.

이 같은 결과를 대입한 HP 자체 분석 결과 지난해 25% 수준이었던 아태지역 매출 비중은 수년 내 50%에 육박할 전망이다. 그만큼 지원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위머 부사장은 “페이스북 가입자 중 44%가 아시아에 위치했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아태지역 인터넷 성장률이 서구보다 훨씬 앞섰기에 클라우드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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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도시의 모든 인프라를 소셜네트워킹으로 연결하려는 한중일 국가들에게 더욱 필요한 것이 클라우드”라고 강조했다.

HP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 중 75%가량이 구축 7년 이상이 지났다. 페이스북 이전 시대의 인프라라는 뜻이다. 새로운 클라우드 인프라 수요 급증이 예고된 주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