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는 이동통신사들에게는 종이호랑이나 다름없다.”
방통위가 불법적으로 영업한 통신사들에게 부과하는 과징금 규모를 대폭 상향 조정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행법상의 과징금 범위는 관련 매출의 2.5% 이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순형 의원은 “매년 이동통신사들이 잘못 걷은 돈이 수천억원에 달하는데도 과징금은 104억으로 소위 ‘껌값’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통신사와 비교해 상대적 약자 ‘개미’인 소비자들은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서 규제기관인 방통위가 있는 것”이라며 “(과징금 수준이 낮다보니) 지금 통신사들은 방통위가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시정명령을 내려도 들은 척도 안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KT 유선전화 정액요금제에 부과한 과징금 104억원을 예로 들었다. KT가 유선전화 정액요금제 가입 과정에서 고객 동의를 제대로 받지 않아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받았다. 전체 1천171만건에서 확인된 피해는 275만건으로 KT는 이중 33만건에 대해 1천200억원을 환급했다.
조 의원은 “KT가 300억원 규모의 사회공헌을 약속했지만 이는 충분치 않다”며 “불법 영업으로 인한 수익이 6천억원에 이르는데, 사회공헌 300억원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방통위도 현행 과징금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KT의 위반 행위로 발생한 매출이 5천200억원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과징금을 부과할 때 방통위 내부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또 “이통사를 강하게 압박할 생각도 없지만 이들의 위법 행위를 눈감아줄 생각도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