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도 못 이룬 '쉬운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제작'의 목표를 한 국내 소프트웨어(SW) 벤처업체가 실현할 수 있을까?
최근 SW업체 원더풀소프트가 2개 모바일 운영체제(OS)를 구분치 않고 코딩 과정도 없이 동일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만든다는 기술을 들고 나왔다. 사실일 경우, 아이폰의 iOS와 안드로이드, 각 환경에 필요한 개발 환경을 갖추고 해당 프로그래밍 언어를 익혀 숙달하는 개발자들의 진입장벽을 극복할 방안으로 주목된다.
이달초 SW회사 원더풀소프트는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 디자인도구로 만들려는 프로그램 화면만 그려 주면 실제 개발 작업은 인공지능 엔진이 자동으로 구현해주는 앱 개발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문 프로그래밍 기술을 배우지 않는 일반 사용자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설계, 구현할 수 있어 프로그램을 더 저렴한 비용과 짧은 시간만 들여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기술을 개발한 오현주 원더풀소프트 대표는 "이미 기술 시연을 받은 LG전자, 포스코, LG CNS 등 대기업이 채택했으며 인터넷에서 내려받아 쓰는 사람들도 3만명에 달하는 등 호응이 크다"며 "6일 오후 잠실롯데호텔에서 우리 모바일 앱 개발 원천 기술을 공개하는 세미나를 연다"고 밝혔다.
■엠비즈메이커, 뭐가 다를까
회사는 이 기술을 적용해 만든 '엠비즈메이커(m-Bizmaker)'라는 솔루션을 활용하면 ▲코딩을 요하는 전통적 프로그래밍 기술 없이 ▲워드, 엑셀 등 오피스를 다룰 줄 아는 사용자들이 2시간만 배워 앱을 만들 수 있고 ▲결과물이 C, 자바 등 프로그래밍으로 만든 것만큼 정교하고 복잡하면서도 ▲이를 개발하는 속도는 30배 빠르고 비용을 10분의 1 이하로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간단히 말해 초보자도 엠비즈메이커로 복잡한 앱을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는데다가 익히는 기간도 짧다는 얘기다. 필요한 앱을 만들기 위해 개발자를 고용하고 시간을 들여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것을 부담으로 인식하는 기업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사실 코딩 없이 앱을 만드는 기능은 새롭지 않다. 앞서 구글이 시도했고 국내 다른 벤처업체가 자체 기술로 관련 사업을 운영중이다.
■구글, 어도비, 국내 벤처 사례 되짚어 보니
구글은 지난해 '앱 인벤터'라는 초보자용 안드로이드 앱 제작도구를 내놨다가 최근 프로젝트 진행을 멈췄다. 오픈소스화 해서 교육용, 연구 목적으로 활용케 할 방침이지만 업계는 사실상의 '사망선고'로 받아들였다.
앱 인벤터는 프로그래밍 지식 없이 GUI 디자인과 마우스 조작을 통해 안드로이드 앱을 만들어주는 기술을 구현했다. 엠비즈메이커가 구글과 비슷한 시도로 비치는 이유다. 물론 아이폰용 앱을 만들어주진 않는다.
앱 인벤터의 단점은 제작 과정이 단순한만큼 정교한 기능을 구현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또 당초 설명과 달리 절대적으로 쉽지도 않았다. 코딩이 필요 없다는 것과, 앱을 쉽게 만들어내는 것은 별개 문제라는 후문이다.
국내 모바일 서비스업체 캠든소프트는 구글이 앱 인벤터 프로젝트를 접기 전부터 그 대안 기술을 제공해왔다. 웹 환경에서 앱을 제작할 수 있는 '앱쿠커' 서비스다.
앱쿠커는 브라우저 안에서 돌아가는 모바일 앱 편집기를 제공한다. 앱 인벤터처럼 사용자들이 코딩 지식 없이 모바일 앱을 만들 수 있다. 안드로이드뿐 아니라 아이폰 iOS용 앱 제작도 가능하다. 서비스 안에서 안드로이드마켓과 앱스토어에 등록하는 절차도 지원한다.
캠든소프트는 앱쿠커 서비스로 국내 진출에 앞서 영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 이를 통해 유료 서비스 사업을 운영중이다. 박경훈 캠든소프트 대표는 결과물 품질에 대해 구글 앱 인벤터를 충분히 앞서고 있다고 자부한다. 제약된 기능들도 꾸준한 확장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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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기반 앱을 동시에 내놓는 기능은 어도비 같은 기업이 HTML5 웹표준과 '플래시'같은 리치 인터넷 애플리케이션(RIA) 기술로 선보인 것이다.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스위트(CS) 제품군을 쓰면 플래시로 앱을 한 번 만들어 아이폰, 아이패드, 구글 스마트폰, 태블릿, 리서치인모션(RIM) 블랙베리, 플레이북 등에 돌아가는 형태로 내놓을 수 있다. 다만 전문화된 툴에 기반하기 때문에 플래시 프로그래밍 능력을 요구한다는 점이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