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대, 두마리 토끼 잡는 네오위즈의 비결?

이기원 네오위즈인터넷 대표

일반입력 :2011/09/02 10:47    수정: 2011/09/02 10:50

정윤희 기자

“지금의 네오위즈인터넷은 콘텐츠 회사에서 플랫폼 사업자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처음엔 우리가 플랫폼사가 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세이클럽, 피망 등 우리가 한 것이 이미 플랫폼이더라고요.”

네오위즈인터넷이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한다. 원클릭, 세이클럽, 피망 신화를 쓴 데 이어, 이제는 스마트시대 플랫폼 강자로 뛰어오르겠다는 포부다.

사실 음원과 게임플랫폼, 각기 개성 강한 두 가지 사업을 한꺼번에 하기란 쉽지 않다. 한 가지 분야에서도 성공하기 어려운 지금의 IT바닥에서는 더욱 그렇다. ‘두 마리 토끼’를 노리는 이기원 네오위즈인터넷 대표의 자신감은 패러다임 변화에 기인한다.

“사실 그동안의 시장은 매우 정체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스마트 디바이스가 나오면서 재미있어졌죠. 음악, 게임 시장 패러다임이 모바일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강해졌어요. 지금은 모바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이 대표가 생각하는 비결(?)은 유연성이다. 조직문화 자체가 유연하다보니 내부 의사소통이 활발하고, 이것이 알게 모르게 비즈니스에 영향을 끼친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유연성을 네오위즈 최고의 경쟁력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실제로 다른 회사로 이직을 했다가 돌아오는 직원도 많아요. 들어보면 확실히 타사보다는 네오위즈가 자유롭다는 말을 많이 하더라고요. 저야 뭐 10년 넘게 네오위즈에 계속 있어서 직접 비교 체험해 볼 기회는 없었지만요(웃음)”

획일적인 사업부 체제가 아닌 미션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조직 구성도 큰 몫을 했다. 이 대표는 각각의 분야마다 특징이 뚜렷하기 때문에 사업부 체제로는 효율이 떨어진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벅스는 음원을 확보하는 팀, 이것을 유통하는 팀, 서비스를 만드는 팀이 따로, 또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이다. 팀 체제로 돌아가다 보니 서비스의 세세한 곳까지 신경을 쓸 수 있었다는 얘기다.

“네오위즈는 서비스의 디테일을 챙겨가면서 만들고, 피드백을 열심히 받고 반영하는 과정에서 성공해왔다고 생각해요. 음악이나 게임도 마찬가지죠. 한 번 만들어놓고 끝이 아니에요. 기본기를 더욱 탄탄히 갖춰야 서비스를 차별화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벅스-피망플러스, 스마트시대 노리는 첨병

“음원 시장은 앞으로 빠른 속도로 커질 겁니다. 모바일로 중심이 이동하면서 기존에 정체됐던 시장에서 이용자도 늘어나고 있죠. 또 예전에는 음원을 불법으로 다운로드해서 듣는 이용자가 많았다면, 이제는 그냥 벅스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깔아서 쓰는 사람도 많아졌어요.”

이 대표가 특히 자신감을 보인 것은 벅스 앱이다. 음원 유통 시장의 패러다임 역시 ‘스마트’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벅스 앱의 경쟁력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특히나 벅스 사업은 네오위즈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핵심 비즈니스 부문으로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로 승부한다는 계획이다.

“재작년 11월에 벅스 앱이 나왔는데, 지금까지 이용자나 매출 모두 상당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2.0으로 업그레이드 된 버전을 내놓으면서 더욱 좋은 평가를 받고 있죠. 앞으로는 지금보다 빠른 속도로 웹에서 음악을 듣던 사람들이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음원시장 경쟁 환경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대표는 자신이 실제 벅스 앱의 애용자다보니 이것저것 건의사항도 많다. 앱 개발 초기나 업데이트 때는 직접 음악을 들을 때 불편했던 점, 불안정한 네트워크 환경 등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을 쏟아내기도 했단다.

음원 유통 사업에 대한 고충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음원의 경우 권리자, 유통자 등 이해 관계자들이 많다보니 창의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내놓는데 걸림돌이 되는 경우도 많다는 설명이다.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어요. 여러 가지 생각해야 할 것들이 많더라고요. 그래도 네오위즈의 경우에는 벅스 시절부터 쌓아온 노하우가 있다 보니 상품의 고도화 같은 것이 상당히 잘된 편이죠. 지금도 계속해서 새로운 상품 모델을 내놓기 위해서 노력 중입니다.”

피망플러스는 단순히 게임사업이 아닌, 플랫폼으로 진화한다는 네오위즈의 야심이 그대로 반영된 모델이다. 이제 막 사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지만, 우선은 조짐이 좋다. ‘캐치캐치 마우스’를 출시하는가 하면, 킬러앱 ‘탭소닉’은 지난 24일 5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피망플러스는) 네오위즈 그룹 전체의 또 다른 미래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큰 기대를 하고 있죠. 물론 아직까지 부족한 점이 있긴 하지만, 하나둘씩 게임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뜁니다. 내년 중후반 정도 되면 어느 정도 피망플러스의 성장성이 판가름 나지 않을까요.”

■탭소닉 성공비결? 벅스+피망플러스 시너지 ‘톡톡’

“리듬액션게임 탭소닉이 이용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우리가 음악 서비스사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원의 공급이나 확보도 공격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죠.”

피망플러스는 단순히 게임플랫폼에 머무르지는 않는다. 향후에는 벅스와의 연계도 염두에 두고 있다. 아직까지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기획 중이지만 음악, 게임을 아우르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꿈꾸고 있다.

“지금은 ID체계가 달라서 연동 방안을 고민 중입니다. 그렇지만 분명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게임을 하면서 내 친구의 랭킹을 확인할 수 있듯, 음악을 들으면서 내 친구가 듣는 음악을 알 수 있는 식으로 말이죠.”

이 대표가 네오위즈인터넷 대표 자리에 오른 지 이제 약 7개월이 됐다. 짧다면 짧은 7개월을 숨 가쁘게 달려왔다. 그동안을 돌아보면 ‘재미있다’는 말이 먼저 나온다. 지난 10여년을 네오위즈에 몸담았던 이 대표에게도 최근 7개월이 ‘가장 재미있었던’ 기간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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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신이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하게 꼽는 것이 ‘도전’이기 때문이다. 급기야 “재미없으면 일 안 한다”는 나름대로 충격 발언(?)까지 내놨다.

“무슨 일인가는 중요하지 않아요. 제게는 비전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죠. 사실은 네오위즈인터넷의 대표를 맡을 때 고민을 좀 했습니다. 지금 이쪽은 커지고 있는 시장이고 완전히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결국 그 어느 때보다 도전적이라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앞으로도 갈 길은 멀지만 열심히 해서 의미 있는 성공을 거두는 것이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