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에 그 돈을 왜 쓰나. 기술은 훔치는 대신 스스로 개발하라.”
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에 대한 애플 입장은 이렇게 요약된다. 잠시 지켜온 침묵을 깨고 비판을 퍼부었다.
19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피터 오펜하이머 애플 최고재무책임(CFO)은 최근 미국 시장조사업체 글리처앤컴퍼니가 주최한 컨퍼런스콜에서 “구글이 모토로라 인수 대가로 지불할 125억달러는 너무 많은 액수”라고 지적했다.
구글이 모토로라 특허를 확보, 모바일 시장 독식을 계획한 가운데 나온 애플 수뇌부의 발언이기에 주목도가 상당하다.
오펜하이머의 말대로 125억달러(약 13조5천125억원)가 모토로라에게 과한 금액인지에 대해서는 월가에 논란이 분분하지만, 구글의 인수 합병 역사 중 최고 기록임은 사실이다. 기존 최고 기록은 ‘더블클릭’ 인수에 들인 31억달러다.
물론, 애플이 남 걱정 해주는 것은 아니다. 구글이 모토로라 인수로 하드웨어 기술력까지 갖추는 것에 대한 위기감이 깔렸다. 모토로라가 축적한 기술력이 그만큼 만만치 않다.
지난 1973년 세계 최초로 휴대폰을 개발한 모토로라는 최근 기준 특허 1만7천여건을 보유했다. 출원한 7천500여건을 합치면 2만4천여건으로 애플이 인수한 노텔(6천여건)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모토로라 인수로 특허 전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애플과 다른 기업들의 안드로이드 위협을 막아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서도 애플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기술을 스스로 개발하라 식의 훈수까지 나왔다.
오펜하이머는 “기술을 훔치거나 빌리는 대신 스스로 개발해야 한다”며 “어떤 제품이 뛰어난지는 소비자가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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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범위를 넓힌다면 최근 애플과 치열히 특허 관련 법정공방 중인 삼성전자와 HTC 등도 함께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단, 애플 역시 ‘표절자’로 몰린 상황.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침해한 특허 사용료와 향후 로열티까지 노키아에 지불하기로 최근 합의했고, 삼성전자와 HTC 등의 통신 모듈 기술을 무단 도용했다는 이유로 전 세계 법정을 오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