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시행을 앞둔 게임 셧다운제가 멈출 줄 모르고 계속되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또다른 ‘복병’이 될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장여경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는 16일 홍대 상상마당에서 열린 ‘게임법 개정안을 통해 본 청소년의 정보인권 토론회’ 발제자로 참석해 “인터넷 실명제가 네이트 해킹 사태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의 배경이 됐다고 본다”는 생각을 밝히며 “셧다운제가 시행되면 게임에도 실명제가 적용 되는 것이고, 또 다시 정보 수집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네이트 해킹 사태로 인터넷 실명제 폐지 논란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 그동안 인터넷포털업계에선 인터넷 실명제가 댓글이나 게시글을 작성한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6개월간 보관하도록 함으로써 개인정보 수집을 조장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이렇게 수집된 방대한 양의 개인 정보가 매년 반복된 대형 유출사고에 그대로 노출되어 왔다는 지적이다.
게임업계는 셧다운제가 이러한 인터넷 실명제를 근간으로 하기 때문에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과 유출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진작부터 내비친 바 있다. 특히 16세 미만 강제적 셧다운제 조항이 담긴 청소년보호법이 지난 4월 국회를 통과된데 이어 19세 미만 청소년의 법정 대리인 동의를 구하고 본인 인증까지 거치도록 하는 선택적 셧다운제가 지난 6월 처리되면서 걱정의 목소리는 커졌다.
장 활동가는 “본인 인증을 위해 실명 확인을 강제하는 것은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을 금지한다는 입법목적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침해 최소성의 원리를 위배하고 있다”며 “셧다운제가 이용자로 하여금 게임이나 채팅을 하는 과정에서 실명을 직접 사용하도록 강제하고 있지 않지만, 게임업체들이 실명을 추적할 수 있는 정보를 보관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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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정부가 주민등록번호 인증 대신 도입 추진 중인 ‘아이핀’ 역시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아이핀 발급 과정에서 주민번호 등 본인 확인 정보를 5개 민간 신용정보회사로 집중시킨다는 점을 볼때 부당한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아이핀 업체들은 공공적 목적으로 수집한 본인확인정보를 유료 명의도용방지 서비스 등의 명목으로 영리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이사는 “어차피 청소년들이 공인인증서나 신용카드, 휴대폰 등을 통해 본인을 확인하는데는 한계가 있고, 아이핀은 사용자 수가 적기 때문에 셧다운제는 주민번호 확인이라는 수단을 근거로 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시대에 역행할 뿐 아니라 개인정보 유출이나 주민번호 도용을 제도화하는 규제가 왜 필요한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