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무선랜(WLAN) 시장이 변했다. 모바일 오피스 구축 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던 무선랜 솔루션이 고성능을 요구하는 핵심요소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무선랜 솔루션 결정요소가 가격위주에서 성능과 아키텍처 중심으로 바뀌는 모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사들은 최근 무선랜 솔루션 고도화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유무선통합(FMC)사업 시작 단계 당시 국산 저가 무선랜 장비를 애용했던 통신사들이 기업고객상품에 고성능 솔루션을 채택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일례로 최근 삼성전자와 KT는 중소기업(SMB)시장을 위한 FMC 상품의 무선랜 솔루션공급업체를 선택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2 스마트폰에 무선랜업체의 SW와 장비를 최적화하면 KT가 SMB고객에게 이를 매니지드 서비스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공급업체선정 과정에서 엄격한 벤치마크테스트(BMT)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하려다보니 저렴한 솔루션은 모두 탈락됐고, 외국계 기업의 고성능 솔루션이 선택됐다.
이뿐 아니다. 국내 이동통신사는 올해들어 각 업체의 무선랜 솔루션을 모두 모아 BMT를 실시했다. 과거 싼 가격에 많은 양을 공급받던 것에서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변화의 요인은 크게 무선랜 이용자의 폭증, 통신 속도 및 품질 향상요구 등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일단, 무선랜 접속 기기가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작년 이후 개인의 인터넷 연결기기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태블릿, 노트북까지 2~3개로 늘어났다. 기업규모가 커질수록 엄청난 트래픽이 무선 액세스포인트(AP)에 집중된다.
또한, 더 빠른 통신속도와 더 안정적인 품질에 대한 요구가 있다. 데이터통신은 갈수록 비디오 등의 고용량 콘텐츠를 중심으로 소비된다. FMC의 경우 무선랜을 통해 음성통화를 하게 되는데, 음성통화는 끊김현상이나 지연에 민감하다.
성능이 뒷받침 되지 못하면 이 트래픽을 처리할 수 없게 되므로 고성능 솔루션을 요구받는 것이다. 생산성에 사업이 좌우되는 기업의 경우 더욱 고성능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고성능 무선랜 솔루션 간 경쟁도 전과 다른 모습이다. 아키텍처 경쟁이 불붙고 있다.
현재 대다수 무선랜 솔루션은 유선 백본망을 중심으로 에지단에 AP를 설치하는 중앙집중형 구조다. AP는 접속자의 트래픽을 무선에서 유선으로 전환해 백본의 무선랜 스위치로 전달한다. 무선랜 스위치는 이 트래픽에 보안, QoS 등의 기능을 적용해 다시 AP로 보낸다. 수십에서 수백대의 AP에서 보내는 트래픽이 모두 중앙의 스위치로 집중되는 것이다.
이같은 중앙집중형 구조는 트래픽 양이 늘어나면 AP 수가 아니라 중앙의 스위치 용량을 늘려야 한다. 공공장소에서 통신사 와이파이 접속할 때 느린 속도를 경험하는 것은 AP 용량의 문제가 아니라 백본망 용량의 문제다.
이에 각 업체들은 분산형 구조를 들고 나왔다. 중앙의 컨트롤러를 거치지 않고 AP 간 통신하도록 하는 아키텍처다. 컨트롤러와 AP를 하나의 장비 안에 합치거나, 컨트롤러를 통신상태만 모니터링하는 역할로 바꾸는 식이다.
분산형 구조를 이용하면 트래픽이 한곳에 몰리지 않기 때문에 과부하 현상을 해소할 수 있다. 컨트롤러 장애에 따른 전체 무선랜망의 중단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 또, 중앙의 스위치 용량을 늘리지 않아도 돼 투자비용을 감소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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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마다 조금씩 아키텍처를 구현하는 방식이 다르지만 드러나 있는 모습은 유사하다. 때문에 솔루션 선택 시 주의를 요한다.
한 무선랜 솔루션업체 관계자는 “진정한 분산형 구조냐 아니냐의 여부는 테스트를 통해 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며 “당초 모바일 오피스 구축시 실제 상황과 가장 유사한 무선랜 환경에서 BMT를 실시해 서류상의 데이터와 실제 데이터를 비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