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iOS용 한글 서체로 '나눔글꼴'을 쓸 수 있게 된다. 그간 애플이 탑재한 한글 글꼴이 예쁘지 않다고 아쉬워했던 국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사용자들의 기대가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본지 7월19일자 '디자인 애플, 글꼴 지원 낙제...왜?' 기사 참조>
포털 네이버는 3일 애플 담당자 발언을 인용, 자사가 무료 공개한 나눔글꼴이 맥 운영체제(OS) 외에도 다른 애플 OS제품에 포함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애플이 현재까지 상용화한 OS는 PC용으로 개발된 '맥OS X' 시리즈와 모바일, TV 셋톱박스에 들어가는 iOS, 2종류가 전부다. '맥OS 외의 다른 애플 OS 제품'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용인 iOS를 가리킨다는 얘기다.
그러나 구체적인 시점이나 제품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애플측과 직접 협의한 내용이라 두루뭉술한 표현을 쓸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당초 애플은 맥OS와 iOS 환경에서 '애플고딕'이라는 자체 한글 글꼴을 써왔다. 그런데 애플고딕은 인쇄용 서체로 만들어져, LCD 화면에서 볼 때 가독성이 낮다는 게 전문가 평가다. 굵게 표기하거나 기울임체를 쓸 수 없는 등 다른 언어권 문자에 비해 사용상 제약도 컸다.
이가운데 최근 애플이 맥OS '라이언'을 출시하면서 나눔글꼴 3종 서체를 묶어 내장한 사례가 알려졌다. 기본 시스템 글꼴은 여전히 애플고딕이었지만 다른 한글 글꼴을 탑재한 것만도 전향적인 태도로 받아들여진다.
한편 iOS용 기본 글꼴은 '애플고딕레귤러'로, 글자 형태는 같지만 좀 더 굵은 획으로 표시되는 서체다. 아이폰4 모델에 탑재된 '레티나 디스플레이'로 볼 때는 나쁘지 않은 가독성을 보여 준다는 보고가 있다. 그러나 해상도가 떨어지는 이전 세대 아이폰이나 픽셀이 덜 촘촘한 아이패드 화면에서는 여전히 단점이 많다고 여겨진다.
지난달 방한한 애플 마케팅 담당자는 이같은 국내 사용자 반응을 알아차린 뒤 향후 반드시 제품에 개선점을 반영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비슷한 시기 국내 애플 제품 사용자들은 애플 본사에 영문으로 작성한 한글 글꼴 변경 제안서를 단체로 보내는 등 직접 행동에 나섰다. 애플 담당자의 약속이 립서비스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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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글꼴은 고딕, 명조, 손글씨, 3개 서체를 일반형과 굵은 형태 모두 포함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2008년 자금 5억원과 개발기간 1년을 투자해 이를 만들어 무료 배포해왔다. 이어 지난해 6월 오픈폰트라이선스(OFL)를 적용해 개인과 기업의 수정 재배포도 허용했다.
네이버측은 나눔글꼴 누적 다운로드수 500만건에 이르며 미디어, 영화 등에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구글 크롬OS에 기본 한글 글꼴로 탑재됐으며 연초 마이크로소프트(MS) 제품에도 이를 쓰도록 하는 협약을 MS측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