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휴대폰 해킹 스캔들...캐머런 내각 '흔들'

경찰청장,

일반입력 :2011/07/18 15:03    수정: 2011/07/18 15:12

이재구 기자

영국 신문사 뉴스오브더월드(NoW)의 스마트폰 해킹스캔들이 영국 경찰청장의 사퇴와 함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까지 흔드는 양상으로 번져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와 가디언지에 따르면 폴 스티븐슨 영국 경찰청장은 이임사에서 “총리가 NoW편집인 앤디 컬슨(전 총리실 공보실장,NoW 전 편집인)간 친분 때문에 (해킹 스캔들과) 타협하는 위협을 자초했다”고 말했다.

폴 경찰청장은 이임사에서 지난 2009년 당시 (가디언지에 의해)휴대폰 해킹 스캔들 의혹이 제기됐지만, NoW 부편집인이었던 닐 월리스 경찰청 고문의 자문대로 재조사하지 않은 점 등에 대해 이같이 주장했다.

■경찰청장 급작스레 사퇴하면서 총리 정조준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폴 스티븐슨 청장은 “앤디 컬슨 전 공보실장(NoW 전 편집인)과 친근한 관계에 있는 것이 분명한 유력한 혐의자(닐 월리스)에 대해 논의하거나 그에 대해 알림으로써 총리와 타협하기 싫었다”고 심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폴 스티븐슨 경찰청장이 갑작스레 사임하면서 내놓은 이 발언은 영국경찰이 레베카 브룩스 전 NoW 최고경영자(CEO)를 휴대폰 해킹 혐의로 체포한 지 몇시간 후에 나왔다.

닐 월리스가 정국을 흔드는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것은 그의 경찰청 자문역 활동기간 중 발생한 해킹스캔들 의혹에 대해 무시하라고 권고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가디언지는 당시 NoW의 휴대폰 해킹스캔들 의혹의 돌출과 함께 재수사 필요성을 제기했었지만 닐 월리스자문역은 “그럴 필요가 없다”며 사실상 NoW를 비호했고 경찰청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17일 전했다.

게다가 폴 경찰청장의 이임사는 누가 보더라도 닐 월리스의 전 상사인 총리실 공보실장과의 친분때문에 해킹 수사를 덮었다는 뉘앙스를 풍기면서 총리를 압박하는 것이다.

가디언지에 따르면 닐 월리스는 캐머런 총리의 공보실장을 지낸 앤디 컬슨 전 NoW편집인 아래서 부편집인으로 일했으며, 2009년 10월부터 2010년9월까지 영국 경찰청장 및 경찰청 차장의 유료 자문역으로 일했다.폴 경찰청장은 이번에 이임하면서 이러한 총리와 친분을 가진 유력인사의 부하였던 닐 월리스가 현재 NoW에서 사퇴하지 않은 사실까지 지적해 캐머런 총리를 압박했다. 닐 월리스는 현재 체포된 상태다.

폴 스티븐슨 영국 경찰청장은 경찰과 머독소유신문사 NoW와의 ‘과도한 혼란’ 의혹에 대해 비난한 바 있다.

이벳 쿠퍼 그림자내각 내무장관은 이와 관련, “만일 경찰청장이 총리와 공보실장과의 관계 때문에 닐 월리스 문제에 대해 말하지 못했다면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가디언지는 지난 2006년 당시 영국경찰청 차장이던 폴 스티븐슨이 왕실특파원 클라이브 굿맨을 체포한 지 한 달 후 고위급 부하를 데리고 닐 윌리스를 만났다는 사실도 18일자로 보도했다.

노동당은 캐머런 총리에게 컬슨 전 총리실 공보실장을 지명한데 대해 압박을 가할 계획이다. 앤디 컬슨 총리실 공보실장은 올초 퇴임했다.

캐머런 총리는 “현재 가장 중요한 문제는 경찰청이 휴대폰해킹과 경찰의 뇌물수수혐의를 전력을 다해 확실히 밝혀 효과적인 결론을 내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폴 경찰청장의 사퇴를 예상하거나, 압력을 가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휴대폰 해킹 스캔들 파문...뉴스코프 임원 줄줄이 사임

이러한 가운데 뉴스오브더월드(NoW)의 휴대폰 스캔들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이미 미연방수사국(FB)은 제이 록펠러 미 하원의원이 제기한 '뉴스코프 산하 미국 언론이 미국내 9/11테러 희생자 유족들의 휴대폰 해킹 가능성'우려에 대해 수사를 시작했다.

씨넷에 따르면 지난 주 FBI는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뉴스코프그룹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

이어 15일 뉴스코프그룹의 2인자인 레스 힌튼 다우존스 CEO가 사퇴했다. 그동안 사퇴를 거부하던 레베카 브룩스 NoW 및 뉴스인터내셔널 CEO도 이날 사퇴했다.

가디언지는 브룩스가 여전히 자신이 9년전 살해당한 소녀의 휴대폰 음성메일 해킹사건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17일 보석금을 내고 석방된 브룩스는 성명서를 통해 자신은 경찰을 돕고 있었으며 이는 사전에 준비된 약속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레베카 브룩스는 그동안 휴대폰 해킹 스캔들의 중심인물로 거론되어 왔으며 도 사퇴하지 않았던 레베카 브룩스 전 NoW CEO는 런던경찰청에 체포돼 휴대폰해킹과 관련한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그녀는 지난 2003년 특별위원회에 참석, “우리는 과거에 경찰에게 정보를 얻기 위해 돈을 주었다”고 말했지만 이후 특별한 사안에 대해 뇌물을 준 데 대해 알지 못한다고 자신의 말을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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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하원은 19일 청문회를 열어 NoW가 휴대폰해킹 스캔들을 덮기 위해 경찰에 뇌물을 주었다는 혐의에 대해 질문할 예정이다.

뉴스오브더월드(NoW)는 9년 전 발생한 13세 소녀의 실종이후 소녀의 휴대폰을 해킹하고 음성메시지를 지운 것으로 드러난데다 유명인사는 물론 해외파병후 사망한 군인, 9/11테러, 런던테러 등의 유가족들의 휴대폰까지 해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 과정에서 경찰에 뇌물을 준 정황까지 포착된 사건이다. 머독은 사건후 문제의 NoW를 지난 10일자로 폐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