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소셜커머스는 더 이상 비즈니스가 아니다. 돈 놓고 돈 먹기다. 말도 안되는 산업으로 변질했다. 본질로 승부하는 게 아니라 10억 경품이나 광고 경쟁만 난무한다. 실제로 수익을 내는 업체도 거의 없다
14일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서 위메이크프라이스 경영 참여를 밝힌 허민 신임대표가 소셜커머스 산업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풀어놨다.
허 대표는 상품을 50%씩 할인해서 파는데, 조금 좋은 물건같은 경우 수수료 경쟁이 엄청나다며 미국과는 달리 한국선 벤처에 몇십억씩 투자하는 문화가 없다보니 우선 외형을 키운 후 매각을 하기 위해 수수료 경쟁만 심해지는 것이라 비판했다.
지난해 허 대표가 직접 투자해 설립한 위메프도 사실상 마찬가지 길을 걸었다는 자아성찰도 내놨다.
허 대표는 남들이 그렇게 하니깐 위메프도 똑같이 운영했다며 그런데 이렇게 해서는 비즈니스가 되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투자자로만 참여하던 위메프의 경영을 직접 맡게 된 것도 위기의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셜커머스 업체가 하나 망하는 건 상관없지만, 그럴 경우 서비스에 참여한 중소상인들과 소비자들에 피해가 가는건 문제다며 뭔가 결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직접 경영에 나서게 된 이유라고 강조했다.
새 대표체제에서 위메프가 내놓은 해법은 지역 포털이다. 포털 공룡 네이버를 직접 지목하며 우리 경쟁상대는 쿠팡도, 티켓몬스터도 아닌 네이버라고 덧붙였다.
허 대표는 돈이 안되고 실제 매출이 거의 나지 않는데도 지역에 일일히 지점을 다 설립했다며 타사가 어떻게 하면 물건을 잘 팔까만 고민한다면, 우리는 지역포털로 가기 위한 준비를 그동안 꾸준히 해온 것이라 말했다.
최근 소셜커머스 업체 경쟁이 심해지면서 소위 '빅3'안에 들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지역 포털을 고려하게 된 원인으로 파악된다. 차별화가 없다면 고만고만한 소셜커머스 사이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다.
허 대표는 밤 12시가 되면 소비자들이 소셜커머스와 네이버에 동시 접속한다며 네이버가 뉴스나 검색에 초점이 있다면, 위메프는 우리 지역서 살만한 물건이 무엇이 있는지 정보를 제공해주는 포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규투자금 500억원도 지역포털 개발을 위한 전문가 충원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광고나 마케팅에 비용을 모두 쏟아붓는 출혈 경쟁은 지양하겠다고도 강조했다.
허 대표는 매월 업계 순위 데이터를 받아보면, 누가 광고를 많이 집행했냐에 따라 순위가 금새 바뀐다며 본질에 투자하겠다는 것이 위메프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던전앤파이터 성공 이후 네오플을 매각한 전례가 되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가능성이 적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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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대표는 네오플을 팔고 마음 고생이 심했다며 회사를 파는 것은 가족을 파는 것인데, 이미 네오플을 매각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위메프 매각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매각이나 투자 등 외부 제의가 많지만 다 고사했다며 지금은 돈이 더 필요한 상태도 아니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새로운 꿈을 꾸고 싶은 단계로, 내 인생을 걸만한 사업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