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의 설계도는 디옥시리보핵산(DNA)에 존재한다는 기존 통념을 뒤집는 연구결과가 국내 연구진을 통해 나왔다.
서울대 의대 유전체의학연구소(소장 서정선 교수)와 마크로젠 생명과학 연구소(대표 김형태)는 3일 한국인 18명의 게놈(Genome)을 해독한 결과 리보핵산(RNA)에서도 1800개 이상의 유전자 변이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 내용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지네틱스(Nature Genetics)' 3일자 인터넷판에 게재됐다.
일반적으로 생명체를 구성하는 단백질을 만들기 위해서는 DNA가 전사(transcription) 과정을 통해 자신의 설계도(염기서열)의 일부를 RNA라는 형태로 복사한다. RNA는 세포질 밖으로 나와 번역(translation)을 거쳐 여러 가지 아미노산을 조합해 단백질을 만든다.
연구진은 한국인 게놈을 분석한 결과 DNA가 자신의 일부를 RNA라는 형태로 똑같이 복사하는 것이 아니라 DNA에 없던 변이가 RNA에서도 생긴다는 현상이 광범위하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따라 한국인 대표 질병이라고 알려진 암, 고혈압 등과 유전자와의 상관관계 연구에서도 DNA뿐만 아니라 RNA에도 주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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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또한 “한국인 18명에게서 950만개 이상의 게놈 변이가 밝혀졌으며, 이 중 220만개 이상이 기존 연구에서 한번도 발견되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정선 교수는 “민족마다 살아온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고유의 유전자 변이가 있다”며 “유럽인 중심의 기존 질병 유전자 발굴 연구 방법론에 한계를 지적한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