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전격 조직 인사개편 의미는...

일반입력 :2011/07/01 14:14    수정: 2011/07/01 14:57

송주영 기자

삼성전자가 대표이사 직속 부품 ‘DS사업총괄’ 조직을 신설하고 반도체사업부를 총괄하던 권오현 사장을 수장으로 임명했다. 부품(DS), 완제품(DSC)으로 구분하던 체계가 2009년 사업부로 전환된 뒤 2년만이다.

메모리, 시스템LSI담당도 사업부로 격상됐다. 이번 조직개편은 최근 메모리, LCD 시황 불황으로 올해 사업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등 ‘위기설’이 대두된 가운데 이뤄졌다. LCD 실적 부진도 이번 조직 개편의 배경이 됐다.

■부품시장 고객사, 경쟁사 삼성에 도전

최근 메모리, LCD 패널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가격경쟁력에서 앞선 삼성전자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메모리 가격은 지난달 1GB D램가격이 1개월만에 다시 1달러 밑으로 떨어지고 있다.

PC 시장 등 D램 최대 시장의 활황세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LCD 패널 가격도 TV 시장이 부진해 가격 하락세다. 최근 들어 보합세로 전환되기는 했지만 LCD 패널 시장 역시 호재가 없다.

삼성전자 LCD 사업은 지난 1분기 적자 전환됐다. 2분기도 흑자전환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CD 실적이 부진하자 실적 좋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와의 합병설도 꾸준히 제기된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 완제품, 부품 경쟁사 사이에서는 변화의 기류가 감지된다. 월가 등 증권가에서는 애플이 칩 파운드리 업체를 기존 삼성전자에서 타사로 이전할 것이라는 추정이 계속 나온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최근 무선 분야에서 소송도 진행중이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일본 소니, 도시바, 히타치 등이 중소형 패널 연합전선을 형성하는 등 삼성의 아성을 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된다.

■반도체, LCD 시너지 통해 위기 타개

부품 시장 변화와 시황 불황 속에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완제품 업체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등 시너지를 만들어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도체, LCD 패널 부품 조직이 통합되면 협상력도 강화되는 등 이점이 있다.

이인용 삼성 부사장도 이날 사장 인사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인사 배경에 대해 “반도체, LCD 사업을 합해 부품쪽 시너지”를 언급했다.

DS총괄이 신설되면 의사결정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최지성 사장이 진행했던 의사결정 과정 일부가 권오현 사장에게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사장도 이번 인사를 통해 “의사결정도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갈등을 빚었던 애플 과의 관계도 이번 인사에 영향을 미친것으로 분석된다. 부품과 세트 사업을 모두 하는 삼성전자의 행보에 애플을 비롯해 해외 거래 업체들이 예민한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DS총괄 신설을 통해 부품 사업부문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이를 근거로 거래선을 설득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 최-권 투톱 지휘체제로 개편?

삼성전자는 일단 대표이사인 최지성 부회장이 과거와 마찬가지로 세트와 부품 분야 모두를 아우르는 모양새를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이 부사장도 세트와 부품을 총괄하는 CEO 역할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머지 않아 최지성 부회장과 권오현 사장 투톱 체제가 구축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애당초 이번 인사가 결제선을 간결하게 가져감으로써 빠른 의사결정 구조를 가져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이 부사장은 기자들과의 브리핑에서 일부 권한 위임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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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조직 구조 역시 지난 2009년 이전 삼성전자의 조직 구조인 DMC(세트)와 DS(부품)으로 사업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권오현 사장은 인사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LCD 사업이 어렵다고 들었는데 포기할 수 없지 않겠냐며 IT 기기에서 플랫폼을 잘 만들어 고객들에게 솔루션을 공급하면 좋은 성능으로 시너지가 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