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페이지, 빌 게이츠에 전화 걸어라.”
구글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는가에 대한 美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조사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제2의 마이크로소프트(MS)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MS의 경우 20년 가까이 독점행위 여부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
美 주요 외신은 구글이 지난 24일(현지시간) FTC로부터 소환장을 받았다고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외신들은 “래리 페이지 CEO가 빌 게이츠에 전화를 걸어 조언을 구해야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현재 구글은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한국에서도 독점행위와 관련된 조사를 받고 있다. 현재 유럽에서는 소송을 진행 중이며, 한국에서는 네이버와 다음이 구글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이에 따라 FTC의 조사 결과가 유럽과 한국의 판결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미국-유럽, 구글에 태클…제2의 MS 되나
구글의 혐의는 검색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남용했는지 여부다. 현재 구글은 미국 검색 시장의 약 3분의 2, 유럽 검색 시장의 약 80%에 달하는 검색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FTC는 구글의 검색 서비스가 경쟁업체에게 배타적으로 서비스됐는지 여부를 조사할 전망이다.
유럽연합(EU)도 구글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EU에서도 같은 혐의로 구글에 대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 MS 등 3개 업체는 지난해 구글이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사이트 검색 순위를 조작해 피해를 입혔다면서 구글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구글은 FTC의 조사에 의연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구글 관계자는 “구글이 반독점과 관련해서 잘못한 것이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FTC의 조사에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들은 FTC의 조사가 장기화될 경우, 결국 구글에게 악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MS 역시 지난 20년 가까이 계속된 반독점 조사로 경쟁력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MS는 운영체제(OS)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다른 분야에서의 경쟁을 저해시켰다는 이유로 조사를 받았다. 지난달에야 당국의 감시에서 벗어났지만 이미 애플, 구글에 시장 주도권을 잃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FTC가 과거 인수합병에 따른 반독점 조사와 달리, 이번에는 구글의 핵심 서비스인 검색을 직접 겨냥했다는 점에서 조사가 장기화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게다가 구글 경영진이 규제당국의 제재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는 높아지고 있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레리 페이지와 에릭 슈미트는 이미 상원 반독점 분과위원회의 증언 요구에 출석을 거부했다.
■국내서도 ‘압박’…공정위 조사 ‘주목’
FTC의 이번 조사는 국내 조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4월 네이버, 다음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을 이유로 구글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네이버와 다음이 지적한 것은 안드로이드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의 기본 검색창이 구글 검색으로 설정된다는 점이다. 유선 웹에서는 고전 중인 구글이 검색창 기본 탑재로 모바일 검색 점유율을 20% 가까이 끌어올렸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구글코리아는 “안드로이드 OS는 오픈된 OS”라며 “검색창의 선탑재는 제조사의 선택사항”이라고 반박했다.
관련기사
- 구글, 국내 모바일 결제시장 노린다…지사 설립2011.06.27
- 구글 크롬, 무료전화 도입…"스카이프 비켜"2011.06.27
- 오라클 "구글, 수십억달러 내놔"...왜?2011.06.27
- 구글 “장애인도 모든 정보에 접근 가능해야”2011.06.27
현재 구글의 유선 웹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약 3%에 달하며, 모바일 점유율은 약 20%에 이른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OS의 점유율은 약 66%다.
네이버와 다음은 “구글의 의도적인 경쟁사업자 배제행위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모바일 검색 시장에서 경쟁사의 공정경쟁 기회를 박탈한다”며 “원하는 검색엔진을 선택할 수 있는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심각한 불공정 거래행위”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