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상파 방송과 유료방송 간 재송신 갈등이 방송업계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미국 내 재송신 갈등이 유선을 넘어 N스크린 분야로 번지고 있다.
케이블 업체들이 자사 가입자를 방어하고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사용자들을 새로운 시청자로 끌어안기 위해 N스크린 서비스를 출시하고 나서면서 저작권 갈등의 새로운 불씨가 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은 미국 채널사업자(PP)인 비아콤이 케이블사업자(SO) 케이블비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케이블비전이 자사 가입자에게 MTV와 어린이채널 니켈로디언(Nick) 등 비아콤의 실시간 채널을 아이패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무료로 제공한 데 따른 것이다.
비아콤은 소송 배경에 대해 “지난 몇 달 동안 케이블비전과 저작권에 관해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과가 제한적이고 비생산적이었다”면서 “생산적인 협의에는 동의하지만 우리의 콘텐츠가 허가 없이 제공되는 것을 무기한 지켜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케이블비전 측은 “케이블TV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의 저작권에 대해서는 비아콤을 포함한 PP들도 동의했다”며 “우리의 아이패드 서비스는 TV 똑같은 기능을 하는 케이블TV 서비스이고 집안에 있는 가입자들에게도 케이블TV가 소유한 네트워크를 통해 전달된다”고 설명했다.
비아콤은 지난 4월 같은 이유로 미국 내 2위 케이블TV 사업자인 타임워너케이블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같은 날, 타임워너케이블도 비아콤은 아이패드에서 실시간 방송 채널에 대한 권리 여부에 대한 맞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맞소송전은 이번주 초 비아콤과 타임워너케이블은 막후협상을 통해 소송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합의하면서 일단락 됐다. 하지만 곧 이어 비아콤이 케이블비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케이블 사업자와의 협상이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소송은 미국 내 3위 케이블업체인 케이블비전이 지난 4월 300여개 채널을 생방송으로 시청할 수 있는 아이패드용 TV 애플리케이션인 ‘옵티멈 라이브 TV(Optimum Live TV)’를 선보인 게 발단이다.
이에 앞서, 타임워너케이블도 지난 3월 자사 가입자를 대상으로 집안에서 아이패드를 통해 수십개의 고화질(HD) 방송채널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두 회사가 내놓은 아이패드 앱이 가입자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면서 다른 케이블 사업자들도 유사한 앱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타임워너케이블·컴캐스트·케이블비전 등 케이블TV사업자와 뉴스코프·폭스·비아컴·디스커버리등 채널사업자들은 N스크린 주도권을 놓고 정면 충돌하고 있다.
채널사업자들은 케이블 사업자와의 계약이 아이패드 같은 다른 기기까지 포함하지는 않는다며 케이블 사업자들이 편성 계약을 위반했다고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송 매체가 TV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으로 확대대는 만큼 별도의 계약을 통해 더 많은 금액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케이블 사업자들은 자사의 네트워크인 무선랜용 케이블 모뎀을 통해 집안에서 서비스가 제공되므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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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CJ헬로비전이 지난해 60여개 실시간 방송채널을 서비스하는 N스크린 서비스 ‘티빙’을 출시해 스마트폰과 태블릿PC으로 스크린을 확장 중이다. 스카이라이프도 슬링박스를 활용한 N스크린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처럼 유료방송을 비롯해 인터넷사업자와 TV제조사들도 속속 N스크린 출시하고 나서면서 향후 저작권료를 두고 새로운 불씨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