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한국의 해다. 델컴퓨터 본사 차원에서 한국은 이제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나라로 부각됐다.
델컴퓨터(이하 델) 근무 1년, 델코리아 CSMB(컨수머·중소기업군) 총괄을 맡은 지 한 달. 임정아 델코리아 전무는 올해 한국에 대한 집중 투자를 거론하며, 소비자 부문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예고했다.
임 전무의 말은 의미가 있다. 실적을 중요시하는 미국기업인만큼, 성장 가능성이 없는 지역엔 집중 투자를 하지 않는 곳이 델이다. 그의 말을 뒤집어보면 지난해 한국시장서 델이 그만큼 장사를 잘 했다는 뜻이 된다. 실제로 델코리아는 지난해부터 노트북에서 스마트폰까지 소비자 접점을 넓혀가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7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델코리아 지사에서 임정아 전무를 만났다. 그는 컨설팅 전문업체를 거쳐 모토로라 동북아시아와 아모레퍼시픽 럭셔리브랜드 등에서 근무하며 마케팅 경력을 쌓았다. 지난해부터는 델컴퓨터 동북아시아 본부장으로 역임하며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제품 마케팅 전략 수립을 전담했다.
지난 한 달 동안 그는 한국시장서 더 많은 성과를 내기 위한 전략 수립에 골몰했다. 임 전무는 올 한 해를 분기별로 나누어, 회계연도 2분기가 끝나는 7월까지 전략수립을 마무리하고 3분기부터는 본격적인 시장 성장 실행에 돌입한다는 목표를 앞세웠다.
■5인치 스트릭? 분명 성공작이다
델이 모든 나라에서 모빌리티 사업을 하는 건 아니에요. PC나 서버, 스토리지 등 전 영역군에서 델은 리딩그룹입니다. 일정정도 성과가 없다면 제품을 들여올 수조차 없죠. 이런 기준에서 본사 사람들이 최근 한국 시장을 주목하고 있어요. 한국에서 모빌리티 사업이 가능하겠냐고 묻던 사람들도 지금은 놀라고 있을 정도니까요.
그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출시한 5인치 태블릿폰 '스트릭'은 국내서 괜찮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5인치라는 생소함과, 델이 PC기업이라는 조건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당시 스트릭의 성공여부에 대해 반신반의했다.
솔직히 말해서 스트릭과 함께 출시한 4인치 스마트폰 베뉴는 이통사 보조금 이슈에 영향을 받아요. 눈길을 끄는 경쟁제품이 나와도 그렇죠. 그런데 스트릭은 여기서 자유로워요. 5인치가 틈새시장인만큼 경쟁제품이 없어 꾸준히 팔려나가고 있어요.
그럼에도 태블릿은 만만한 시장이 아니다. 연초 100여개 태블릿 출시가 예고된만큼 경쟁이 심한 데다가, 지난달 판매를 시작한 애플 아이패드2가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델 본사 임원이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델 태블릿은 기업시장에 특화했다는 발언해 소비자 시장을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자아냈다.
임 전무는 이에 대해 델컴퓨터는 원래 소비자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임을 강조했다. 개별 소비자에 최적화한 PC제품으로 성장한 회사인만큼 절대 소비자 시장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것이다.
5인치 스트릭을 이을 태블릿 차기작에 대한 언급도 했다. 그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상반기에는 차기작이 나와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안드로이드와 윈도 등 다양한 OS와 화면 크기를 두루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트북 시장, 유통채널 잡겠다
태블릿이 이슈가 되고 있지만, 전통적인 수익원인 노트북도 놓치지 않겠다는 게 임 전무의 각오다. 이를 위해선 델만의 차별화된 유통법을 선보이겠다는 전략도 내세웠다.
국내서 델컴퓨터가 선전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1, 2위 업체들과 차이가 크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그렇지만 델이 유리한 점도 많아요. 우선 신제품을 가장 빨리 선보일 수 있죠.
최우선 전략은 타임투마켓이다.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시간을 최소화 하겠다는 것이다. 새로운 프로세서 등 눈길을 끄는 신기술을 가장 빨리 제품에 채택하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걸리는 시간에 따라, 매출과 영업익이 갈라짐은 물론이다.
여기에 총판 확보도 최우선 사업 방향이다. 국내선 총판이 차지하는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총판만 따져보면 델코리아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며 채널 확보에 공격적으로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델이 노트북 같은 소비자 대상 제품에서부터 서버, 스토리지 처럼 대기업 향 제품까지 골고루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내세웠다. 이는 특히 중소기업군을 향한 전략이다. '델=전체 솔루션'이라는 공식을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임 전무는 중소기업에서부터 대기업까지 전체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회사가 많지 않다며 제품 구입부터 컨설팅 등 다양한 부분을 한꺼번에 지원한다는 장점을 십분 발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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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소비자, 양대 접점을 늘리기 위해선 새로운 기업문화인 ‘e델’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처럼 홈페이지에 찾아오는 소비자만 대상으로 홍보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다양한 곳에 있는 소비자를 만나기 위해 본격적으로 기업이 움직이겠다는 이야기다.
한국 소비자 시장에서 델은 아직 '아기'입니다. 후발주자인 만큼 경쟁사와 유사한 전략은 승산이 없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지난해 델이 공부를 많이 했다고 생각해요. 델이라는 든든한 본사의 집중적 투자로 올해 본격적인 성장을 일구어 내는게 제 몫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