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길, "IT서비스, 10년후 한국 10대 산업"

일반입력 :2011/04/06 15:08    수정: 2011/04/06 18:22

김효정 기자

10년 후 IT서비스 업종이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10대 산업이 될 수도 있다. 아니 되어야 한다.

정철길 SK C&C 사장은 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창사 20주년 기념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정부와 업계가 힘을 합쳐 IT서비스 산업을 10년 후 우리나라의 차세대 핵심 산업으로 키워나가야 한다는 것이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장을 맡고 있는 그의 염원이다. 또 SK C&C도 이러한 큰 흐름과 맥락을 같이 하며 오는 2020년까지 매출 6조,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정 사장은 IT서비스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매우 높이 평가했다. 현재 업계는 포화된 국내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피하고 질적 성장의 위해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SK C&C를 비롯한 삼성SDS, LG CNS 등 빅3와 주요 IT서비스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서 쌓은 노하우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관련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했지만 해외 진출에 있어서는 콜레보레이션(공동작업)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주요 업체 대표들과 만나 다양한 기회를 만들고자 노력 중이라며 한국 프로야구가 국내 리그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다진 경기력을 기반으로 올림픽 같은 무대에서 1등을 하는 것도 비슷한 이치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수년 전부터 IT서비스 업계가 추진해 왔던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성과도 조만간 가시화돼 IT서비스 업종이 10년 안에 수출액 기준 100억, 200억달러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의 결과만 놓고 본다면 갈 길이 멀어 보여도 업계가 힘을 합치고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 된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지식경제부와 행정안전부 모두 IT서비스 산업의 해외진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주었다. 이러한 정부의 약속을 믿고 업계 스스로 노력한다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날 국내 IT서비스 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에 대한 건의 사항도 빼놓지 않았다. 열악한 산업 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정책적 지름길로 ▲프로젝트 단가 산정을 맨먼스(MM), 즉 사람 머릿수 곱하기 투입달수로 하지 말고 '업무량 위주'로 변화할 것 ▲프로젝트 투입시 상주인원을 고집하지 말고 '원격지 개발'을 허락해 줄 것 ▲프로젝트 완료 후 변경사항에 대해서는 '보상'해 줄 것 등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통일 후 북한 먹여 살릴 수 있는 산업

풍부한 IT인재를 기반으로 글로벌 IT강국으로 성장한 인도의 사례처럼, 우리나라도 정부차원의 IT서비스 산업 진흥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마련하고 또 우수한 IT인재를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정 사장이 갖고 있는 생각이다.

그는 조선, 자동차 등의 산업분야만 글로벌 톱이 될 이유가 없다. 만약 통일이 된다면 IT서비스야 말로 북한을 먹여 살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산업이 될 것이라며 전력선과 PC, 두뇌만 있으면 되고 고용효과도 높다. 통일 후를 내다보고 글로벌 시장을 본다면 이 산업은 육성·발전되어야 할 산업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한 SK C&C의 새로운 비전과 매출 목표에서도 이러한 정 사장의 철학이 반영되어 있다.

SK C&C가 제시한 2020년 매출 6조,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은 현재 수준보다 매출액은 4배, 영업이익은 6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연평균 15%의 성장을 지속해야 가능한 수준이다.

정 사장은 올해 매출목표를 지난해 보다 18.6% 증가한 1조7천500억원으로 잡았고, 2012년까지의 중기 매출목표는 올해 보다 20% 증가한 2조1천억원으로 제시했다. 내년부터 매출 2조원 시대를 열면서 글로벌 리딩 솔루션 이노베이터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할 수 있다라는 조직문화 혁신이 우선

이를 위해서는 사업의 구조적 혁신을 통한 질적 성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정 사장은 ▲사업구조 ▲수익구조 ▲역량·기술 구조 ▲조직 문화 ▲재무구조 ▲투명 책임경영 등 사업부터 문화까지 모든 걸 포괄하는 혁신이 일어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SK C&C 발전의 핵심은 투명한 경영과 윤리경영, 그리고 소통과 공유를 기반으로 한 개방문화로 조직 역량을 집결하는 것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정 사장은 SK C&C는 하나다. 부문이나 조직은 업무를 위해 구분한 것일 뿐 소통과 공유의 문화가 뿌리를 내리면서 구성원 모두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라며 덧붙여 영업, 딜리버리, 컨설턴트 등 각 조직과 사람에 맞는 보상체계를 마련한 것도 혁신과 변화를 이끄는 바탕이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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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영업이익 1조원 돌파 목표에 대해서 정 사장은 전문 IT서비스 업체의 영업이익 1조는 분명 쉽지 않아 꿈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매출 700억원에 불과했던 1995년에는 매출 1조가 꿈이었을 것이라며 10년 뒤 우리의 목표는 우리가 추진하는 혁신 활동에 따라 충분히 가능하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SK C&C는 글로벌 사업자로 거듭나기 위해 외형 늘리기도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글로벌 사업에 도움이 될만한 솔루션 업체 M&A를 생각하고 있다. 단 단순한 외형 확장을 위해 IT서비스 업체 인수는 하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이다. 현재 인수대상이 되는 분야는 클라우드 컴퓨팅, 그린IT, 스마트워크, 보안, 모빌리티 등이다. 정 사장은 'M&A를 위한 자금력은 충분하다. 이는 돈 문제가 아니라 성장의 가능성과 역량 강화에 역점을 두고 논의 중이며 아직 구체화된 업체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