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은 몇년 전부터 퓨전 아키텍처를 통해 프로세스 통합을 제공한다고 말해왔지만, 매년 실패하고 있습니다. 프로세스 최적화를 통한 혁신에 나서는 게 아니라 컴플라이언스 영역에 한정된 행태를 보이죠. 오라클의 전세계 애플리케이션 시장점유율은 7% 정도예요. 나머지 93%는 특정 기업 브랜드에 속하지 않습니다.
IBM 소프트웨어(SW) 사업부의 수장이 경쟁사 오라클에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오라클처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갖춘 업체들이 산업별 프로세스를 더 잘 파악하지 않겠느냐는 의문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다. IBM이 산업군별 프로세스를 최적화하는 SW프레임워크를 제공하는 전략을 제시하며 나온 발언이다.
지난 3일 IBM 소프트웨어그룹(SWG)을 총괄하는 밥 피치아노 사장은 오라클이 많은 애플리케이션 업체들을 인수해왔지만 시장점유율은 그다지 높지 않다며 이제까지 산업 프로세스를 혁신해온 것은 주로 패키지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기업들이 자체 개발한 솔루션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IBM은 영역별 기업 고객과의 관계로 쌓아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기업 사용자들이 바로 도입할 수 있는 '인더스트리 프레임워크'를 제공해 프로세스를 최적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전략을 내놨다. 피치아노 사장은 IBM이 각 제조, 보험, 금융, 커머스, SW 등 산업분야마다 거듭 나타나는 문제 유형을 찾고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IBM은 창사이래 100년간 전 산업에 걸쳐 혁신을 이끌어왔습니다. 기업들이 자체 구축한 것이든, 패키지SW를 구입한 것이든, 고객사별 애플리케이션 사용 패턴을 파악했죠. 이를 통해 산업별로 유형화한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고 기업들에게 제공하는 것입니다.
스마터 인더스트리 프레임워크는 IBM 자체 솔루션과 독립 SW업체(ISV)나 시스템 통합(SI) 기업들이 제공하는 기술, 역량을 함께 활용한다. 통합과 상호운용성을 지향하고 개방형 환경을 추구한다는 설명이다. 이는 오라클이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여러 애플리케이션 업체들을 인수해온 것과 대조적인 접근이다.
피치아노 사장은 요점은 산업별 지혜와 기술적 자산을 축적해 해당 영역의 맥락에 맞게 개발한다는 것이라며 단순히 SW 제품을 제공한다는 것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설명을 위해, 한국투자증권과 이름을 밝힐 수 없다는 국내 유명 마케팅 업체의 도입사례를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IBM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비용집행 시스템을 최적화해 효율을 높임으로써 사용자 정보에 따른 서비스 개선을 이뤘다고 한다. 또 마케팅 업체의 경우 IBM이 제공한 플랫폼을 적용하자 5% 미만이었던 광고집행 효과를 두자리수로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결국 SW 제공은 수단일 뿐, 목적은 프로세스 최적화를 통한 성과 향상으로 연결돼야 한다는 얘기다.
이제까지 기업들이 프로세스를 자동화, 확장하는데 주력해왔다면 앞으로는 최적화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이 단계로 가기 위해 SW영역의 알고리즘이 필요하죠. 분석, 협업, 지능화된 시스템을 최적화함으로써 기업 활동이 더 자유로워질 겁니다. 특정 부문에 한정된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아니라 산업 전체의 성과에 대한 최적화를 수행해야 합니다. 오라클은 다양한 사업별 기능에 대해 총체적으로 고려하는 게 아니라 개별 애플리케이션 영역별로 한정지어 생각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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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은 오라클이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업무 프로세스를 최적화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제한적이고 주력하는 부분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피치아노 사장은 오라클이 앞으로 어떤 영역에 주력할지 이해하려면 실제 오라클 매출원이 어디서 나오는지 파악하면 된다며 공시된 자료를 분석해 보면 오라클 수익은 대부분 기존에 판매한 데이터베이스(DB)나 애플리케이션, 서버를 업그레이드하는 '라이선스 재계약'에서 나온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