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이동전화 재판매 사업을 준비 중인 가상이동망사업자(MVNO)의 볼멘소리가 높다.
정부가 MVNO에게 통신요금 인하의 첨병이 되 줄 것을 주문하지만, 이를 위한 제도적 지원책은 뒷전이라는 불만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케이블텔레콤(KCT)·온세텔레콤·세종텔레콤 등 예비MVNO 모임인 한국MVNO사업자협회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MVNO의 성공적 출범을 위한 정부의 지원을 촉구한다는 계획이다.
장윤식 KCT 사장은 “올 하반기부터 MVNO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4개월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며 “늦어도 이달 말까지 정부의 제도적 지원방안이 확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6~10% 볼륨 디스카운트 필요”
예비MVNO의 가장 큰 불만은 31~44%로 결정된 소매가 할인(리테일 마이너스) 방식의 도매대가다. 이 구조에서는 정부가 MVNO에게 기대하는 20%의 통신요금 인하가 어렵다는 주장이다.
장 사장은 “소매가가 100원이라면 MVNO는 이를 도매로 60원에 사온다. 요금 경쟁력을 갖추려면 기존 이통사보다 적어도 20% 싸게 팔아야 하기 때문에 80원으로 책정한다. 결국 MVNO는 60원의 원가에 20원으로 마케팅과 단말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때문에 MVNO들은 여전히 원가 보상(코스트 플러스) 방식의 도매대가 산정을 주장하지만, 재판매법의 개정이 이뤄져야 하는 현실적 어려움 때문에 다량구매할인(볼륨 디스카운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장윤식 사장은 “적어도 MVNO가 20%의 요금인하를 하기 위해서는 6~10%의 추가적인 다량구매할인이 필요하다”며 “도매제공의무사업자의 의지가 중요한 데 정부가 나서줘야 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요금제도 ‘발목’
아울러, 스마트폰 요금제 역시 MVNO 출범의 발목을 붙잡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종량 요금제인 일반폰과 달리 스마트폰 요금제는 정액형으로 음성·문자·데이터를 모두 포함하고 있어 소매가를 산정하는데 어려운 구조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SK텔레콤의 5만5천원짜리 스마트폰 요금제는 음성 300분, 문자 200건,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데, 이런 구조에서는 서비스별 매출을 통화량으로 나누는 소매가를 산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장윤식 사장은 “이용자별로 사용량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매출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며 “더욱이 데이터 서비스의 경우 종량제와 정액제에 따라 소매기준이 다를 수밖에 없는 데 이를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도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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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현재 SK텔레콤은 이동전화의 음성 원가가 분당 131원이라는 주장이지만 이는 음성 기반 요금제가 적용됐던 2009년 기준이고 스마트폰 요금제에서는 다르다”며 “또 이통사가 상대적으로 음성매출 하락을 우려해 스마트폰 요금제를 구성하고 있어 소매가 할인 방식의 도매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MVNO 입장에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예비MVNO사업자들이 올 하반기 이동통신시장에 성공적 진입이 가능할 지 방통위의 대응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