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vs망치부인, 보수 누리꾼 입 열었다

국내 누리꾼의 북한사이트 해킹 사건에 인터넷이 들끓고 있다. 단순 해킹 사건을 넘어 진보와 보수 사이의 논쟁으로 비화되는 추세다.

이미 누리꾼들 사이에도 한판 대결이 벌어졌다. 디시인사이드 연평도 북괴 갤러리 이용자(이하 연북갤러)와 해킹을 비난하는 ‘망치부인’ 사이의 불꽃 튀는 논쟁이 누리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눈길을 끄는 점은 보수 성향의 누리꾼들이 입을 열었다는 점이다. 그동안 인터넷상에서는 다소 진보적 성향의 누리꾼들이 호응을 얻었다면, 이번 해킹 사건을 계기로 다양한 목소리들이 넷상을 채우는 모양새다.

해당 논쟁은 코미디 프로그램 갤러리(코갤) 등 디시인사이드 이용자들이 북한의 대남기구 조국통일평화위원회(이하 조평통)이 운영하는 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해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촉발됐다.

디시인사이드 이용자들은 김정은의 생일인 지난 8일 ‘우리민족끼리’를 해킹해 김정일, 김정은 부자를 조롱하는 글과 그림을 게시했다. 해킹은 ‘우리민족끼리’ 외부인 투고란에 세로로 한 글자씩 잇는 방식으로 김정일을 비난하는 글을 올린 후, 디시인사이드 사이트가 디도스(DDos, 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받자 보복 차원에서 행해졌다.

이날 ‘우리민족끼리’가 운영하는 트위터에도 김정일, 김정은 부자를 비난하는 글 4건이 게재됐으며, 유튜브에는 김정은이 스포츠카를 운전하다 사람들을 친 후 ‘인민들은 다 쓸모없어’라고 말하는 내용의 동영상이 등록됐다.

해당 사건은 국내뿐만 아니라 주요 외신에서도 비중 있게 다루며 전 세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9일 오후 10시경까지 사이트를 폐쇄했다가 현재 다시 사이트를 운영 중이다.

논쟁은 이후에 벌어졌다. 지난 8일 아프리카TV에서 ‘망치부인의 시사대화방’을 운영 중인 ‘망치부인’이 방송을 통해 “국가에서 접근을 금지시킨 사이트에 의도적으로 들어간 것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처벌 대상”이라고 주장했기 때문.

김용석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도 지난 8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북한 인터넷사이트에 접속한 것은 국가보안법 위반”이라며 “국가정보원은 북한 사이트를 공격한 누리꾼들을 조사해야한다”는 글을 올렸다.

김 의원의 부인인 ‘망치부인’은 평소에도 자신이 운영 중인 방송에서 천안함 사건은 ‘좌초를 북한에게 덮어씌운 남한 정부의 음모’, 연평도 도발은 ‘남한의 북침에 대응한 북한의 자위권 행사’ 라고 발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북갤러들은 비난의 화살을 ‘망치부인’에게 집중됐다. ‘망치부인’이 방송 중인 프로그램에 접속해 댓글로 치열한 논리싸움을 전개하는가 하면, 10일 오후 3시경 ‘망치부인’을 옹호하는 글이 등록된 다음 아고라에 원정(?)을 가기도 했다.

‘망치부인’은 연북갤러들을 채팅 창에서 차단하며 논리싸움에 나섰으나, ‘우리민족끼리’ 접속은 국가보안법 위반이 아니라는 국가정보원의 답변까지 들고 온 연북갤러들에게 결국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다.

한 보수적 성향의 누리꾼은 “생각 없이 넷상을 돌아다니다보면 떠도는 이야기에 선동당하기 쉽다”며 “인터넷 이용자들이 진보가 진보가 아닌, 종북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