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게임과 게임물 등급에 대한 논쟁이 비단 우리나라 뿐 아니라 호주에서도 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게임 내 폭력성이 현실에서의 공격성과 큰 연관성이 없다는 호주 연방 정부 차원의 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29일 美게임웹진 게임스팟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호주에서는 게임 폭력성과 이용자들의 공격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18세 게임물 등급 도입 찬반 논쟁이 한창이다.
브랜던 오코너 호주 내무부장관이 “폭력적인 게임과 현실 속 공격성의 연관성에 대한 결론은 내려지지 않았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것이 논쟁의 발단. 보고서는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을 즐겼을 때 단기적인 역효과는 나지만 장기적인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게임 인포머도 “부모와 청소년 모두를 위해 게임물에 대해 더 나은 지도를 제공해야 한다. R18 등급의 도입은 이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브랜던 오코너 장관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현재 호주에서는 성인물 게임 콘텐츠가 등급분류에서 제외돼 판매 자체가 금지되고 있다. 호주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연구를 진행했고, 게임과 현실 속 폭력성의 상관관계에 대한 조사도 그 일환이었다고 외신은 덧붙였다.
2010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호주의 등급분류제도는 영화·문학·게임 등 각각의 콘텐츠 심의를 하나의 심의기구(OFLC)에서 관할하며, 크게 권고등급과 강제등급으로 나눌 수 있다.
전체이용가에 해당하는 G와 부모의 지도와 감독을 요구하는 PG, 성인용을 의미하는 M등급은 법적 구속력은 갖지 않는 권고 등급이며, 15세 이용가인 M15+등급과 청소년 이용 불가에 해당하는 R18+ 및 X18+등급은 법적으로 구속력을 갖는 강제등급이다.
유통과 판매가 법적으로 금지되는 콘텐츠는 RC(등급거부)결정이 내려진 경우다. 이중 게임물에 적용되는 등급은 G, PG, M, M15+등 4개 등급과 RC다. 따라서 호주에는 성인용 등급에 해당하는 게임 콘텐츠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지난 2월에는 호주 게임 소매상과 이용자들이 “우리는 잔인한 게임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나은 등급제도를 원하는 것이다”고 주장하며 등급 재조정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연방정부가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98%의 호주 소비자들이 폭력적이고 성인적인 내용의 게임에 R18 등급을 도입하는데 찬성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R18 등급이 신설되고 해당 게임이 판매되면 사회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주장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어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