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케이블업계 최대 화두는 ‘재송신 분쟁’

일반입력 :2010/12/28 13:45

올 한 해 동안 케이블TV업계는 지상파방송 재송신 분쟁과 MMS(Multi Mode Service) 이슈, 통신사업자들의 유료방송 서비스 저가 제공 논란 등 유난히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슈퍼스타K2로 대변되는 자체제작 프로그램 열풍은 새로운 희망의 싹을 틔웠고, 디지털케이블 가입자와 VOD 이용률 증가는 미디어 소비패턴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

올해 케이블TV업계의 희로애락을 10대 뉴스로 정리했다.

①지상파 재송신 분쟁, 제도개선 초미 관심

지상파방송사의 실시간 방송 유료화 요구로 1천500만 케이블TV 가입가구에서 지상파채널을 볼 수 없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뻔 했지만, 방송통신위원회의 중재로 급한 불은 껐다.

지상파3사가 5대 복수유선종합방송사업자(MSO)를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등 침해정지 및 예방 청구소송’에 대해 지난 10월8일 서울중앙지법이 지상파 측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케이블TV방송사들은 비상총회를 열고 지상파 재송신 전면 중단을 결의하는 등 일촉즉발의 위기로 번졌다. 이에 방통위는 시청자 피해 방지 및 분쟁최소화를 위해 제도개선전담반을 꾸리고, 내년 1월 중 최종 결론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제도개선 내용에 따라 내년 초 지상파 재송신 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②슈퍼스타K2, 시청률 20% 육박 ‘신드롬’

올해 방송계는 물론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엔진까지 뜨겁게 달궜던 주인공은 엠넷의 ‘슈퍼스타K2'였다. 18.1%라는 경이로운 시청률까지 기록해 케이블TV 자체제작 프로그램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종 우승 경합을 벌인 허각, 존박 등 슈퍼스타K가 배출한 스타들은 연일 인터넷 검색어 상위에 오르고 종교계, 정치계에서까지 이들의 이름이 화제가 되는 등 신드롬을 일으켰다. 지난해 슈퍼스타K 첫 시즌은 ‘케이블TV방송대상’에서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③지상파 MMS 도입 검토에 유료방송 반발

방통위가 지난 17일 내년도 업무보고에서 지상파 다채널방송을 의미하는 MMS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파문이 일었다. 아울러 방통위는 중간광고 도입 및 ‘생수’, ‘병원’, ‘전문의약품’ 등 광고금지품목 허용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케이블협회는 “방송시장의 지상파독과점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상파 MMS 허용 및 광고규제 완화는 유료방송 콘텐츠와 플랫폼에 심각한 위기를 가져 올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④디지털케이블 가입자 350만 ‘초읽기’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 조사 결과에 따르면, 디지털케이블TV 가입대수는 5월말 기준 301만7천177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 200만 돌파 이후 1년3개월여 만에 디지털 유료방송 매체 중 가장 먼저 300만 시대를 열었다.

디지털케이블TV는 HD 고화질 방송은 물론 VOD를 비롯해 리모콘을 이용한 쇼핑, 게임, 노래방 등 다양한 양방향 디지털방송 서비스를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

디지털케이블TV 가입자 수는 연말까지 350만 돌파가 예상된다. 디지털 가입자 중 HD가입자 비율(8월말 현재 166만, 52%)도 50%를 넘어 꾸준히 상승 중으로 내년 초 200만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⑤디지털케이블 유료 VOD 이용 300% 증가

디지털케이블TV 가입자 수 증가에 따라 시간 제약 없이 볼 수 있는 VOD(주문형 비디오) 시청 비율도 크게 늘었다. 디지털케이블TV VOD 사업자인 홈초이스에 따르면, 올해 VOD 이용건수는 5억3천만건으로 지난해 2억2천만건 대비 140% 성장했다. 이중 월 평균 유료VOD 이용건수는 306%나 증가해 높은 성장 가능성을 나타냈다.

SO들은 타 매체와의 차별화를 위해 올해 슈퍼스타K2 투표와 다시보기 이벤트도 진행하는 등 케이블 특화 VOD콘텐츠 강화에 나섰다.

⑥통신사 저가마케팅 곤욕

KT가 결합상품을 구성하면서 자회사인 스카이라이프 90여개 채널 상품을 저가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 가입회선 수에 따라 IPTV를 무료로 제공하는 결합상품 출시를 시도하기도 했다.

케이블업계는 지나친 저가마케팅은 유료방송시장을 교란하고, IPTV 도입 정책 취지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해당 상품에 대한 시정 또는 판매금지를 요구하는 등 즉각 반발했다.

PP협의회도 성명을 통해 통신사업자들의 이기적인 영업행위가 유료방송 수신료를 사라지게 해 PP들이 적정 대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며, 통신시장을 위해 콘텐츠를 희생시키지 말 것을 촉구했다.

⑦월드컵 중계, 보편적 시청권 논란

동계올림픽 및 월드컵 중계권을 확보한 SBS에 대해 보편적 시청권 논란도 뜨거웠다.

연초 SBS가 ‘밴쿠버 동계올림픽’ 중계방송과 관련해 케이블TV업체에 ‘저작권법 위반행위 중지 요청’ 공문을 보내, 케이블업계와 실랑이를 벌였다.

이후 월드컵 중계방송 관련해서는 SBS와 타 지상파의 첨예한 다툼 속에서 방통위가 SBS의 독점중계는 유료방송 시청자 포함 90% 이상의 커버리지를 확보하고 있어 보편적시청권 조항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케이블TV협회는 “보편적 시청권 확보에 케이블TV 동시재전송이 필요하다면, 별도의 대가 요구는 중단돼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⑧PP 자체제작 열풍 뜨거워

케이블TV협회 조사 결과 올해 PP들의 자체제작비 투자와 자체제작 편수가 큰 폭으로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한 해 동안 CJ미디어, MBC플러스미디어 등 주요PP들은 45개 채널에 총 4천656억원의 자체제작비를 투자해 5만3천541편의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사업자별로는 CJ미디어-온미디어가 총 1천159억원을 투자해 5천165편을 만들었다. 2007년 이후 4년간 투자비는 총 2천634억원이다.

이외에도 MBC플러스미디어 624억원, KBS 계열 125억원, CU미디어 120억원, 티캐스트계열 84억원 등 주요 복수채널사용사업자(MPP) 모두 전년대비 2배 이상의 제작비를 투입했다.

⑨종편PP 등장 예고

내년에는 종합편성PP와 신규 보도PP가 등장한다. 지난 1일 방송통신위원회 승인신청 접수 결과 종합편성PP에는 조선, 중앙, 동아, 매경, 한경 등 신문사들과 MSO 티브로드를 운영하고 있는 태광산업이 가세해 총 6곳에서 승인신청서를 제출했다. 신규 보도PP는 5개 사업자가 신청했다.

케이블업계는 방송시장에 새로이 등장하게 될 신규 승인채널들이 유료방송 매체 위상을 높여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한편, 기존 PP들은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에 따른 어려움이 가중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기존 유료방송 플랫폼, 콘텐츠사업자들과 함께 동반성장으로 갈 수 있는 육성방안 마련을 위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⑩케이블업계 새 비전 ‘디지케이블, 퍼스트!’

케이블업계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0 디지털케이블TV쇼’ 개막식에서 새 비전 ‘디지케이블, 퍼스트(DigiCable, First!)’발표했다. 디지케이블퍼스트는 케이블이 네트워크, 콘텐츠, 서비스 등 방송통신 모든 분야를 선도하는 매체로 거듭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케이블협회는 비전 실현을 위해 업계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디지케이블 비전포럼’을 개설했다. 비전포럼은 올해 SO-PP 상생, 스마트TV, 디지털혁신 등을 주제로 비전포럼을 3회 개최했고, 내년에도 계속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