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교육 분야에도 애플 앱스토어와 같은 마켓플레이스 방식이 등장해 주목된다. 정부와 한국공개소프트웨어협회가 지난 8월 개설한 OLC센터(Open Source Software Learning Community Center)가 바로 그것.
OLC센터는 누구나 온라인 강의 콘텐츠를 올릴 수 있고 누구나 어떤 과목이든 수강이 가능한, 열린 시장을 표방하고 있다. 자유 경쟁 측면만 놓고보면 애플 앱스토어보다도 농도가 짙다.
정부 차원에서 앱스토어 방식의 SW 교육 모델을 들고 나온 것은 우수 인력 양성을 위한 필승카드라는 판단에서다.
시스템 SW 분야 인력 양성을 더 이상 늦췄다가는 SW의 전략적 가치가 그 어느때보다 높아진 스마트 디바이스 시대에도 하드웨어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드웨어 중심주의로는 세계무대에서 통하기 힘들다는 것은 이미 입증됐다.
하드웨어를 하지 말자는게 아니라 SW에 기반한 하드웨어 사업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SW가 중요하다는 것은 정부도 알고 기업들도 아는데, 실제 행동에 옮기려 하니 뜻대로 잘 안된다.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OLC센터는 이같은 구조적 모순을 풀어보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OLC센터 기획운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고건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한중일 공개SW활성화 포럼의장)는 SW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문 인력 양성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기존의 SW 교육 방식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돼, 이번에 마켓플레이스형 모델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컴퓨터 교육에는 문제가 있어요. SW사용법만 가르칩니다. 자동차 학과로 치면 설계가 아니라 운전만 죽도로 가르치는 거에요. 특히 시스템SW 내부 설계의 경우 학생들이 실습할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하나로 좁혀진다. 소스코드를 접할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다. 시스템SW 부문 인력 양성에 있어 오픈소스SW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진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고건 교수의 얘기는 계속된다.
10년전 서울대에서 유닉스 소스코드를 가져가 가르치려고 했는데, 300만달러를 내라고 하더라고요. 미국이나 일본에는 소스코드 줬는데, 한국은 제외됐습니다. 이런 상황 때문에 한국은 IT인력은 지난 30년간 활용만 배워왔어요. 활용을 잘해서 잘할 수 있는 것은 SI밖에 없습니다.
고건 교수는 스마트폰과 TV, 자동차에도 SW가 필요한데 시스템SW 내부 설계를 하지 못하면 대응하기 어렵다면서 오픈소스SW를 활용해 고급 시스템SW 인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OLC센터는 그에게 시스템SW 인력 양성에 속도를 낼 수 있는 필승카드였다. SW 분야는 프로그래밍 언어도 다양해져 가르칠 것도 많아졌는데, 마켓플레이스 방식의 교육 모델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기존 대학이나 학원과 경쟁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방향을 추구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OLC센터는 누구든 자유롭게 강의를 개설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강의를 온라인에서 평가받고, 다른 것을 평가도 할 수 있어요. 수익도 합리적으로 공유할 것입니다. 익명으로 콘텐츠를 올리는 것도 가능하고요.
OLC센터는 관련 교육 콘텐츠를 갖고 있는 전문가들이라면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다. 기존 IT학원들도 콘텐츠를 올릴 수 있다. 분명한 것은 OLC센터는 콘텐츠들간 공개 경쟁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고건 교수는 5분짜리도 있을 것이고, 100분짜리 콘텐츠도 등록할 수 있다면서 우선은 기존 학원에서 제대로 다루지 않았던 과목 관련 콘텐츠들을 강화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OLC센터 콘텐츠는 현재 무료로 제공된다. 내년부터는 유료 콘텐츠 등록도 가능해진다. 한국공개SW협회는 현재 콘텐츠 소유자들과의 수익 배분율을 놓고 검토중이다. 세계적인 관행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